2016년 10월 11일 화요일

[2016 Wild Card 1차전]허프 공략법을 찾아낸 KIA

2015년 10개구단 체제가 되면서 도입된 4,5위 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MLB나 NPB의 그 어떤 포스트 시즌 시리즈 중에서 상위 팀에게 가장 Advantage를 주는 이 KBO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4위팀이 1승을 가져간 상태에서 2, 3차전을 치루는데 이는 15회까지만 진행되고, 여기서 무승부만 나와도 4위팀은 진출. 5위팀은 무조건 2경기를 모두 15회 이내에 이겨야 하는 가장 험난한 미션.

작년의 KBO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넥센이 5위 SK의 실책 덕에 단 1경기만에 준플레이오프로 진출하였는데, 올해는 4위 LG와 5위 KIA가 맞붙게 되었습니다. 사실 양 팀간 4경기가 남은 상태에서 오히려 순위가 높은 건 KIA였지만, 그 남은 4번의 맞대결에서 LG가 모두 이겨버리면서 결국 4위 자리는 LG에게로 갔죠. 그리고 그 4번 중 2번이 LG의 허프가 거둔 선발승. 그것도 KIA의 토종 Ace인 양현종과 두번 모두 맞대결에서 승리. 2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14 1/3이닝) 던지면서 실점은 단 2점. 2번째 맞대결에서는 무실점이었죠. 그런 허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나오는 건 양파고가 아닌 그냥 동네아저씨라도 당연한 결정이겠죠. 
그에 반해 상대전적 4연패에 그것도 표적선발로 나갔던 양현종이 2연패를 당했던 KIA는 허프의 맞상대를 결국 헥터로 바꿨습니다. 비록 상대전적은 1승2패로 약했지만, 방어율은 3.15로 시즌 방어율 3.40보다 좋은 성적이었고, 김기태 감독 말에 따르면 올해 헥터가 나올 때 운이 좋았다고 하며 행운이 헥터와 함께 오길 바랬죠.

라인업도 보면, 양파고는 양현종을 상대할때 투입했던 우타자(양석환, 이형종 그리고 문선재)들을 빼고 좌타자(김용의, 이천웅 그리고 박용택)을 투입하는 정석으로 나갔습니다만, 눕기태는 허프가 우타자 대비 좌타자 상대 성적이 무지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우타 피안타율 .202 vs. 좌타 피안타율 .333) 좌타는 노수광 하나만 투입하고 대신 6번으로 주로 나오던 필을 2번으로 전진 배치하면서 상위타선에 힘을 싣는 변칙 라인업을 들고 나왔죠. 

즉, 그냥 하던대로 나가면 허프가 알아서 해 줄 것이라고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LG에 비해 KIA는 삼세번은 안된다고 하면서 운과 변칙 라인업에 기대를 걸었는데요.

하지만 허프는 허프였습니다. 3회까지 비록 오지환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하긴 했지만, 무안타로 완벽하게 KIA 타선을 막으면서 오늘도 역시.... 라는 분위기였습니다. 그에 반해 헥터는 기록대로 1회(9이닝 중 최다실점<15> 및 최고 피안타율<.318>)가 매우 힘들게 넘어갔습니다. 이천웅, 박용택의 연속 안타로 맞은 1사 1,3루 위기에서 히메네즈를 플라이아웃으로 잡고 올해 완전 주전 자리를 꿰찬 채은성을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진을 잡으면서 한 고비 넘겼지만, 2회에도 또 1사에 정성훈에게 헥터의 실책성 플레이에 따른 내야안타를 내주면서 위기. 하지만 여기서 김선빈의 멋진 다이빙 수비로 병살을 이끌어 내면서 게임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3회를 두 팀 모두 삼자범퇴로 넘기고 난 4회초 KIA 공격. 그나마 허프에게 2안타를 쳐내며 상대전적이 좋던 필이 안타를 뽑고, 지난 마지막 맞대결에서 허프에게 연속 파울홈런을 치면서 뭔가 적응해 가는 느낌을 주던 나지완이 바깥쪽 빠지는 공을 결대로 밀어쳐서 우익선상 2루타를 만들어 내면서 맞은 1사 2,3루 찬스. 하지만 주장 이범호가 3구만에 내야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제대 후 아직 타격감이 오르지 않은 안치홍인지라 그냥 끝나겠거니 했는데...... 안치홍의 평범한 땅볼을 백스텝을 밟다가 결국 오지환이 실책으로 중견수 앞으로 공을 흘려 보내고, 그러면서 KIA가 선취 2득점. 1회에도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놓치더니 4회에도 클러치 에러를... 오지환의 플레이를 보면 수비 범위 및 반응 속도가 빨라서 멋진 장면은 꽤나 만들어 내지만 정작 한 두발 정도 움직이는 범위 내로 오면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에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책 2개가 모두 그런 타구였었다.

기세가 오른 KIA는 4회말 수비에서 다시금 김선빈이 채은성의 잘맞은 타구를 병살타로 바꿔주면서 헥터가 7회까지 안정감을 찾고 투구를 이어나갔다. LG는 9월부터 타격감이 떨어졌던 김용의를 문선재로 바꾸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허프에게 강했던 필, 그리고 좌타자 노수광이 만든 찬스를 살려서 6회 1점, 8회 1점을 추가하면서 8회초 끝난 상황에서 4:0이라 이대로 끝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굳이 실책을 실책으로 갚을 필요가 없는데, 호수비를 보였던 김선빈이 그대로 되돌려 줬다. 오지환이 그나마 속죄 2루타로 만든 8회말 무사 2루에서 평범하게 뜬 유격수 뒤쪽 뜬공. 그러나 입대 전부터 이런 뜬 타구에 실수를 자주 범했던 김선빈은 또 공을 놓쳤고, 그러면서 무사 1,2루. 이어진 유강남의 안타로 1점을 만회하면서 무사 1,3루가 되며 4:1로 LG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타자가 좌타자인 작뱅이었고, 점수 차가 있는 상태에서 발빠른 좌익수 김주찬이 거의 다 와 있었다는 점에서 굳이 김선빈이 잡았어야 하는 타구이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역대급 주루 미스가 발생했다. 헥터를 내리고 구원으로 등판한 고효준이 폭투를 던지면서, 3루주자가 홈에 들어왔는데, 여기서 적시타를 치고 Up되어버린 유강남이 1루에서 3루까지 뛰다가 슬라이딩도 못해보고 아웃. 비록 빠진 공이 LG 벤취까지 가버렸지만, 포수가 공을 잡을 때 2-3루간을 1/3도 못 간 상태에서 다시 속도를 내고 뛴 건 아무리 봐도..... 그렇게 4:2에 무사 2루가 되어야 할 찬스는 1사 주자없음이 되고.... 여기서 게임은 끝이 나버렸습니다. 

기대했던 허프가 7이닝을 던지며 나름 기대대로 잘 활약했지만, 비자책, 즉 오지환의 에러로 준 2실점이 너무 컸습니다. 사실 그 2실점만 아니었으면 그 이후의 2실점도 없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KIA가 찾아낸 허프 공략법은 오지배를 믿는 거였죠.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했다는 LG의 약점은 결국 그 리빌딩의 중심에 있는 젊은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적응이었습니다. 단 2년만의 경험으로는 포스트시즌 단골이라 하기에 오지환은 아직도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고, 신성으로 떠오른 채은성도 1회 찬스를 날리면서 무안타 경기. 안방마님인 유강남도 비록 적시타를 쳤지만, 가을야구 분위기에 취해 치명적인 주루 실수. KIA가 이겼다기 보다는 LG가 떠먹여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헥터나 칼을 갈고 나온 필, 나지완 등은 잘해 주었지만, 사사구 하나도 못 얻고, 안타 단 5개. 그런데 그걸 4점이나 뽑은 건 집중력이 높았다고 말할수도 있지만, LG의 클러치 에러가 컸다고 봐야할 겁니다. 그리고 그 안타 5개 중에 상위타선이 4개(필 2개, 김주찬, 나지완 1개)이고 하위타선은 좌타인 노수광이 1개. 시즌 내내 KIA의 고민이었던 하위타순이 좀 더 해 주지 않으면 더 높은 시리즈에서는 많이 힘들어 보입니다. 체력적인 문제로 컨디션이 떨어진 김호령, 그리고 좌타 대기조인 서동욱이나 신종길이 해줘야 하는데... 사실 아무리 군대 시절 퓨쳐스를 호령했다고 해도 안치홍, 김선빈은 아직 1군 레벨에 적응하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입니다.

어쨌든 이제 KBO 역사상 최초의 와일드카드 2차전이 치뤄지게 되었습니다. 선발은 양현종과 류제국으로 정해졌습니다. 양현종은 LG전 2승2패 방어율 2.41로 준수한 성적이며, 류제국 역시 KIA전 1승1패 방어율 2.37로 역시나 준수한 성적입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 LG에게 2연패를 당한 양현종보다는 류제국이 컨디션은 나아보입니다만, 2차전까지 몰아붙인 KIA의 기세를 어떻게 이겨낼까가 궁금하네요. 류제국에게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김주형을 과연 김기태 감독이 선발로 낼지도 궁금하네요. 수비만 보면 김선빈을 뺄 수 없고, 그럼 필이나 나지완을 빼고 1루나 지명타자 자리인데 1차전 승리의 기운을 잇기 위해 라인업 변화가 없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반대로 LG는 양현종 킬러라는 문선재를 최근 컨디션이 나쁜 김용의 대신 투입할 것이 뻔한데, 여기서도 정석으로 가는 양파고에 맞서서 눕기태가 어떤 변칙 라인업을 가져올 지 궁금하네요.

어찌 됐든 신난건 염갈량이네요. ㅎㅎㅎㅎ


2016년 9월 25일 일요일

3 on 3 연장전


이번 2016-17 AHL 시즌에서는 NHL처럼 연장전에 돌입할 경우, 기존의 4 on 4가 아닌 3 on 3를 도입했습니다. 사실 NHL에서도 4 on 4만 봤었고, 3 on 3는 리플레이로도 풀영상으로 본 적이 없어서(다 그냥 득점 장면 하이라이트를 봤던지라) 어떨지 궁금했었습니다.

오늘 대명 킬러웨일즈와 닛코 아이스벅스의 시즌 첫 경기에서 그 궁금증(?)이 일부 풀렸는데요. 일단 게임은, 그래도 AHL 선배인 닛코가 개인기를 바탕으로 2:0으로 1P에 앞서 나갔는데, 생각보다 빨리 만회골을 넣으면서 1:2로 따라갔지만, 곧바로 실점해서 1:3.... 그래서 어렵나 했는데, 3P에 재정비하고 와서는 거의 마지막 10분은 계속 몰아치더니 3:3 동점을 기어이 만들더군요. 그러고는 더 몰아치면서 시즌 첫 정규시간 승리를 거두내 했지만, 아쉽게도 연장전을 들어갔습니다.

원래 5명의 플레이어와 1명의 골리로 하는 아이스하키이지만, 정규시즌의 연장 경기에서는 5분의 연장전이 펼쳐지는데, 작년까지는 4명의 플레이어와 1명의 골리였지만, 올해부터는 NHL처럼 3명의 플레이어와 1명의 골리가 치루게 되었습니다.

NHL은 4 on 4 일 때도, 아이스하키 원래 규격보다 조금 작게 링크가 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공간이 더 생긴 느낌도 없었고, 원래 3명의 공격수와 2명의 수비수에서 공격수 하나만 줄여서 하기 때문에, 그닥 공격적이란 진행된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뭐, 이건 제가 주로 본 Sharks의 하키 스타일일 수도 있지만요. 근데, 규격이 상대적으로 넓은 AHL이지만, 게임 스피드가 좀 느린 편이고 똑같은 공격 2, 수비 2인 구성이라 사실 연장에 1명의 플레이어를 뺀 의미-이른 바 승부를 내겠다는-에는 그닥 부합해 보이지 않았는데요.



위 사진에서 보시겠지만, 3 on 3는 정말 공간이 많이 생기더군요. 그런 만큼 1명의 플레이어가 돌아다닐 공간이 많이 생기니 지역방어를 쓰면 그냥 연장 5분 내내 한 팀만 공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아이스하키는 기본적으로 농구의 3-2 지역 방어 형태에서 퍽을 가진 선수에 가장 가까운 선수나 골리 근처에 위치한 포워드에 대해서는 강력한 맨투맨을 펼치는 게 보통인데요. 이게 파워플레이나 연장 같이 4명이 수비해야 하는 경우에는 박스형태 즉, 앞에 2명 뒤에 2명의 형태가 되어서 Zone Defense가 기본이 됩니다.
근데, 3 on 3가 되면 일단 선수 구성이 또 공격수를 빼서 1명의 공격수, 2명의 수비수가 될 수도 있지만, 2명의 공격수, 1명의 수비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수비가 어찌 될 지 궁금했는데, 지역방어로 상대 플레이어를 자유롭게 풀어버리면 계속 수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서인지 맨 투 맨으로 바뀌더군요. 그렇다 보니 퍽 핸들링이 좋은 선수가 계속 몰고 움직이면 그냥 그대로 따라갈 수 밖에만 없더군요. 결국, 슛이 나와서 리바운드를 따 내거나, 몰고 있는 퍽을 뺏지 않는 이상은 공수가 바뀌지 않는... 근데, 슛 리바운드를 수비 팀이 획득하게 되면, 스피드가 앞서는 경우에는 정말 멋진 역습 찬스도 나오더라구요. 3 on 3가 되면서 정말 연장전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느낌이었습니다.

경기는 아쉽게도 3 on 3도 승부를 보지 못해 승부치기를 통해 안타까운 패배. 대명은 또 승점 1점만 획득하는데 그쳐야 했네요.

@다음 날인 일요일 경기, 그니까 글 쓰는 시점에서 오늘 경기에 6:3으로 정규 시간 승, 즉 승점 3점을 획득했네요. 6강을 다투게 될 거라 생각되는 Icebucks로부터의 승리라 더욱 값진 거 같습니다. 대명 창단 첫 승점 3점 승리 축하해요.

2016년 9월 11일 일요일

5할도 안 되는데 가을 야구를 한다구요?

MLB고 KBO고 정규시즌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랬죠.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날이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라고.... 뭐 적어도 특정팀을 응원하는 야빠들에게는 공감이 가는 그런 얘기라고 생각하는데요.....

주인장이야 다들 잘 아시다시피 곰빠이다 보니 올 2016년 시즌은 불펜들이 삽질하는 것만 제외하면, 늘 기쁘게 너그럽게(?) 한 시즌을 봐 왔드랬습니다만... 뭐, 꿈의 팀승률 7할이네 뭐 이런 얘기가 있었지만, 불펜들이 잘 말아드셔서 6할 4푼 정도로 끝나 보이는데... 리그 전체로 보면 타고투저에 하향평준화로 인해서인지 정말로 승률이 5할이 되지 않는데도 가을 야구를 꿈꿀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글을 쓰는 9월 11일자 현재 4위 SK가 .492입니다.

정규시즌 우승하고 푹 쉬며 다른 팀들이 체력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맘에서야 기존대로 와일드카드전도 하고 뭐 할 거 다 하면서 올라오길 바라고, 또 KBO도 돈 좀 만져봐야하니 그런 생각이지만, 솔직히 5할도 안 되는 팀이 리그 우승을 노린다는 게 참 많이 구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한 번 뒤져봤습니다. 도대체 5할이 안 되는데도 가을 야구를 하거나 또는 가을의 전설이 된 팀이 있는지 말이죠.

결론부터 말하면, 1903년부터 시행된 MLB의 포스트 시즌에서는 파업으로 비정상적으로 진행된 1981년에 단 1번 5할 이하의 승률 팀이 감히 가을 야구에 진출했었더군요. KBO는 지금까지 총 7번인데, 재밌게도 전후기리그나 양대리그 체제가 아닌 단일리그 체제에서만, 그것도 리그 구조가 바뀌는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그런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클릭하시면 원래 사이즈로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MLB를 조사한 내용입니다. MLB야 양대 리그가 있고 두 리그의 1위팀이 World Series를 하는 게 규칙이죠. 그리고 1903년 최초의 WS가 생긴 이후 1968년까지는 양대리그 정규시즌 1위가 WS로 바로 직행했으니, 각각의 단일 리그가 최소 8개에서 최대 10개 팀 중에서 1위를 뽑는데, 승률이 5할이 안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없으니 조사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이때는 리그 전체 팀 중에서 가을야구를 하는 팀의 수는 1/8 또는 1/10이었으니 정말 선택받은 팀이 가을을 즐겨던 거죠.

1969년 최초의 Expansion이 일어나면서, 양대리그는 12개의 팀이 되었고, 그러면서 각 리그는 다시 2개의 Division으로 나뉘면서 각 Division의 1위, 즉 총 4개의 팀이 가을 야구에 진출하게 됩니다. 각 리그별로는 2팀이지만, 리그 내 두 Division이 서로 경기를 하기도 하기 때문에, 정말 특이한 경우에 잘하는 팀들이 한 쪽 Division에 몰리게 되면 운 좋게 다른 Division에 있다가 5할이 안 되도 1위를 해서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처음으로 생기게 된 거죠. 그래서 이 1969년부터 1993년까지의 LCS/WS이 2 Round의 가을 야구부터 조사를 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도 적어도 각 리그가 2 라운드 구조로 12개 팀 중 2팀을 고르는 방식에서는 5할 이하의 팀이 가을 야구에 초대된 적은 없더군요. 그러나 선수 노조 파업으로 시즌 중반 중단되었던 1981년 시즌의 경우, 파업 전과 파업 후의 성적을 마치 KBO의 전후반기처럼 별도의 성적으로 간주해서, 결국 각 리그별로 전반기 1,2위, 후반기 1,2위가 먼저 경기를 치룬 후 승자들이 다시 LCS를 진행하고 그 뒤 WS를 진행하는 3 Round 구성을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12개 팀 중 4개팀이 가을 야구를 하는, 이른바 진출 확률이 높아지게 되니, 5할이 안 되는, 50승 53패의 Kansas City가 가을야구에 초대 받았죠. 그래도, Kansas는 진출하게 된 이유가 되는 후반기 성적은 30승 23패로 5할이 넘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Arizona D-Backs가 참여하게 된 1994년 Expansion 이후로는 각 리그가 3개의 Division으로 나눠서 각 Division 승자와 Division 2위 중 WC를 뽑는, 리그가 총 14개 또는 16개 팀에서 4개 팀을 뽑는 가을야구를 초대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죠. 확률이 높아진만큼 5할 이하 팀이 진출할 경우도 생길만 한데.... 그런데 여기도 실제로는 초창기 MLB의 한 리그처럼 6개팀이 모여서 만들어진 Division에서 1위를 뽑고, 3개의 Division에서 제일 잘한 2위를 뽑으니, 비록 division간 시합은 있더라도 5할 팀이 나오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현행의 Wild Card를 가장 잘한 2 팀을 뽑는(2012년부터) 즉, 각 리그의 15팀 중에서 5팀이나 뽑는 제도에서도 한 번도 5할 아래의 팀이 뽑힌 적이 없더군요.

KBO도 좀 더 자세히 뒤져봤습니다.

1982년 시작된 KBO는 처음에 전후기리그 1위팀이 코리안 시리즈를 벌이는 제도를 가져갔습니다. 즉 6팀 중에서 2팀이나 뽑는, 현재의 MLB의 가을 야구 진출확률을 처음부터 가졌드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팀도 5할이 안 되는 팀이 올라간 적은 없죠. 삼성이 져주기까지 하며 상대로 선택했던 롯데도 1984년 시즌 전체 성적은 50승 2무 48패로 5할이 아슬아슬 넘었습니다.

라이언즈가 통합 우승한 1985년 때문에 1986년부터는 전후기에서 1,2위 팀이 서로 맞상대하는, 새로 창단한 빙그레를 포함해 총 7팀 중 최대 4팀이나 진출할 수 있는 가을 야구가 펼쳐졌죠. 물론 전기와 후기 모두 2위안에 들면 코리안 시리즈 직행하기도 해서 실제로는 가을야구에 가는 팀이 4팀보다 적을 수도 있긴 했지만요. 이 방식은 1988년까지 유지되었는데, 이 때도 전체 시즌이 5할 아래인 팀이 진출한 적이 없었네요.

1989년부터는 다시 단일 리그제로 정말로 가을야구 진출 확율이 50%가 넘는, 즉 7팀 중에 4팀이 올라갈 수 있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 일이 벌어졌는데, 바로 삼성이 시즌 4위인데 57승 5무 58패로 승률이 5할 이하인데도 가을 야구에 초대되었죠. 물론, 이 때 김성근 감독의 태평양에게 바로 준플에서 탈락했지만요. 

그리고 한 해 건너 1991년에는 쌍방울이 리그에 참가해서 8팀으로 늘어나 가을야구 초대 확률이 50%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61승 3무 62패로 가을야구에 초대받았지만, 준플에서 삼성에게 져서 눈물을... 

그러고는 한동안 없던 5할 이하 가을야구 손님은 1998년에 OB란 이름을 마지막으로 달고 리그에 참여한 곰돌이 차지였죠. 

1999년부터 2000년까지는 양대리그 체제였는데, 이 때는 한 쪽 리그 3위가 또 다른 리그의 2위보다 성적이 좋으면 가을 야구에 초대를 받는 방식이라 8개 팀 중 최대 5개팀이 가을 야구에 초대 받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다행히(?)도 5할 아래의 팀이 가을 야구에 놀러 간 적은 없네요.

2001년부터 다시 단일리그로 4위팀까지 가을야구에 진출하는데, 이 첫 해에 한화가 무려 61승 4무 68패의 성적에도 가을 야구에 참여했죠.  그리고는 2001년 이 시즌부터 전화번호 순위를 찍었던 롯데가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2년 연속 가을 야구에 진출했지만 66승 67패로 5할이 안 되었죠.

그다음은 2014년의 엘쥐입니다. 2013년 무려 12년만에 가을야구에 초대받은 엘쥐가 놀랍게도 2년 연속으로 가을 야구에 갔지만, 그 성적은 62승 2무 64패.....

그리고 2015년부터는 와일드카드제가 도입되면서 10팀 중에 5팀이 진출하는 다시 참가팀 반이 가을야구에 초대받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는데, 그 첫 해인 2015년에 4위 넥센과 무려 9게임이나 차이나던 SK가 역대 2번째로 낮은 성적인 69승 2무 73패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했었습니다.

생각보다 KBO에는 꽤 되네요. 물론 이 5할도 안 되는 팀들이 우승한 적은 없지만 말이죠.

재밌는 건, 전후기나 양대리그처럼 잘하는 팀과 잘 못하는 팀이 양쪽으로 갈릴 확률이 높았던 경우에는 단 한번도 5할 미만 팀이 진출한 적이 없는데, 단일리그일 때, 특히나 신규 팀이 참가한 이후에 첫 해나 그 2~3년 아래에 그런 경우가 많이 발생하네요. 아무래도 신생팀이 참여하면서, 팀간 실력차가 벌어지는 시점에 그련 경우가 종종 발생하네요. 

어쩼든, KBO의 흥행을 위해 포스트 시즌을 늘려야 하기 위해 가을 야구 초대 손님 수를 늘리는 건 이해하겠지만, 바로 윗 순위 팀과 너무 격차가 나는 팀들을 초대하는 건.... 그리고 올해는 지난 7번과 달리 가을 야구에 5할 이하 팀이 2 팀이나 진출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게 어떨까 싶네요. 

2016년 8월 31일 수요일

Hockey or Fight

다른 시즌보다는 조금 일찍 개막한 2016-17 시즌 AHL. 

상무를 스폰서하던 대명 그룹이 아예 신생팀을 창단하고, 일단 인천에 프랜차이즈를 세우고는 AHL의 새 멤버로, 작년 시즌 통합 우승팀이며 사실상 대한민국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팀이자 명실상부 AHL 최강인 안양한라랑 개막 3연전을 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주말 2 경기는 가 보지 못했지만, 6-3, 9-0으로 안양 한라가 이겨서, 뭐 3차전도 안양 한라가 이기겠거니 했지만, 그래도 제대한 김범진 선수라던지 혹시나 엄현승 골리가 선발로 나올래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신생팀인 인천 대명 킬러웨일즈가 궁금해서 아이스링크를 찾아 가 봤드랬습니다.

일단, 안양 한라랑 마찬가지로 용병(아, 안양 한라의 달턴은 이제 귀화했구나)으로 골리를 구한 대명이었는데, (이름이 가물가물한데) 이 골리 아니었으면, 3차전 역시 9-0보다 더한 결과가 나왔을 정도로, 대명 골리의 선방이 대단했습니다. 계속해서 대명 쪽에서 퍽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어케든 막아내고 하는데.... 몇 번의 Penalty Kill 상황에서도 잘 막았지만, 계속 두들겨 대는데 장사 없다고 Penalty Kill에서만 2 Goal을 주더니 결국 3P 마지막에는 깔끔하게 골을 내주는... 그래도 One Side 하게 밀렸던 경기를 감안하면 4점으로 막은 건 완전히 골리의 힘이었다고 보여지네요.

안양 한라는 기존 멤버가 그대로 유지된대다가 대명 상무에서 제대한 김상욱 선수가 더해지면서, 계속 손발을 맞춰왔던 조직력에, 강력한 Forecheck로 대명이 제대로 공격에 나서질 못하게 막으면서 대명의 수비 존에서 퍽을 뺏어서 공격권을 계속 유지하는 강력한 모습을 보이더군요.

그에 비해, 김범진 선수는 부상인지 보이지 않고, 그나마 AHL에서 뛴 경력이 있는 오현호 선수랑 오광식 선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지난 2경기 동안 안양 한라의 힘에 주눅이 들었는지, 몸도 무거워 보이고, 안양 한라의 강력한 전진 수비에 퍽을 줄 곳을 찾지 못하다가는 자꾸 턴오버를 범하더군요. 용병 공격수(89번) 혼자 어케든 뚫어보려는데, 받혀줄 선수가 안 보이더군요. 작년의 대명 상무보다도 공격력이 더 나빠 보였을 정도.

www.winternewskorea.com 에서 가져왔습니다. 저작권은 해당 사이트에 있습니다.

3:0으로 마무리 되어 가던 안양 한라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되던 3 피리어드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안양 한라의 안정현 선수와 대명 킬레웨일즈의 이승원 선수가 싸움이 붙게 되었습니다. 원래 AHL에서는 싸움이 나면 바로 말리는지라 금방 끝나나 싶더니, 심판에 의해 Penalty Box로 이동하나 싶던 안정현 선수가 갑자기 대명의 박기선 선수에게 다시 달려들면서, 이번에는 마치 NHL 처럼 두 선수가 넘어져 쓰러질때까지 싸움을 방치하더군요.

각 선수들에게 Major Penalty 등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양 팀 벤치 간에도 관중석에 들릴 정도로 욕설과 고성이 오가더니, 결국, 교체로 투입된 대명의 박태환 선수가 속개된 경기에서 게임 진행과 상관없이 안양 한라의 김현수 선수와 다시 싸움이 붙고, 이를 말렸지만 또 다른 선수와 싸움이 나면서 결국 게임 퇴장이라는 Penalty를 받았죠.

게임은 한동안 중단되었고, 양팀 코칭스태프 간에, 외국인 선수와 상대팀 감독 사이에 Trash Talk이 이어지면서 볼쌍사나운 장면도 나왔는데요...

끈끈하고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보이겠다는 대명 송감독의 포부는 현재로써는 일단 스케이팅이나 퍽 핸들링에서의 실력 차를 메꾸기 전까지는 그냥 성질만 부리는 Bad Boys로밖에 보이지 않을 거 같네요. 다음 일정은 사할린 원정인데... 일단 빨리 수비 조직력이라도 맞추는 것이 중요해 보이는 경기였습니다.

2015년 11월 6일 금요일

4번째이자 첫번째 우승. 2015년 Champ 베어스!

14년만의 우승. Underdog이었던 두산 베어스가 2015년 타이어O뱅크 KBO 리그의 대단원의 마지막인 코리안 시리즈에서 4승 1패의 성적으로 삼성 라이온스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무려 4일이나 지났지만, 그 날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벅차고 눈가가 촉촉해지는 건 내게 이 우승이 너무나 특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는 걸 직접(직관이든 중계로든) 우승하는 걸 보는 기쁨. 뭐 그게 그리 대단할까 싶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도 애정이겠지만, 처음이라는 게 가장 크지 않았을까 싶다. MLB의 Braves도, AHL의 안양한라도 다들 내가 좋아하기 시작한 무렵에는 이미 우승을 했었고 그 뒤에는 한번도 우승한 일이 없고, SJ Sharks는 우승한 적도 없고...

베어스는? 물론, 이번 우승으로 베어스는 80년대('82 원년), 90년대('95), 00년대('01), 10년대('15)에 한 번씩 우승한 유일한 Team이 되었는데 (이게 가능한 다른 팀은 KIA가 유일하다) 사실 이전의 3번의 우승은 내 인생에 있어서 그렇게 의미가 큰 사건은 아니었었다.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자란 나는 대전과 서울을 홈으로 한 베어스 경기를 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제는 익숙한 박철순의 호투와 신경식의 다리찢기도 82년 당시에는 서울국제야구대회에 출전한 최동원만을 바라보는 동네 아재들과 스머프 옷을 입고다니는 동네 친구들 사이에서는 얘기거리가 되지 않았으니까. 그냥 단순히 아버님의 직업이 OB맥주와 관계가 있어서 OB 어린이회원이 되었던 건 뿐. 


95년 시즌은 고교 동기들이 자기들이 응원하는 팀이 시즌 내내 그리고 포스트 시즌 올라간다면서 난리 피우는 통에 곁다리로 보니 베어스가 항상 그 위에 있었던 거였고, 그렇게 동기들이 다른 팀 응원하느라 틀어놓은 TV 앞에서 17:1로 다구리 당하면서 본 우승이었다. '01년 우승은 대학원 생활이 힘들어 야구를 거의 안 볼때여서 사실 우승한 줄도 몰랐었다. 

그러던 내가 어찌 되었든, 한 6~7여년 간 집과 회사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 야구장일지도 모를정도로 애정을 쏟았었는데, 그 애정, 아니 애증이 쌓인 상태에서 올해의 우승을 보게 되었으니...

그리고, 확실히 직관을 하다보면 집에서 중계나 글로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이 가는 건 사실인 거 같다. 이제는 더 이상 멀티태스킹이 안 되기에 집에서는 중계나 글을 보더라도 다른 일과 병행하는 것이 힘들어서 결국 다른 일로 관심이 빼앗기고 마는데, 야구장에서는 적어도 욕을 할지라도 야구 보는 거 빼곤 할 일이 없으니까...

약 3년간의 미국 체류를 하면서 야구와 아이스하키 직관을 하며 현장에서 느끼는 또다른 차원의 감동에 익숙해지다보니 결국 베어스 야구와 7년간 시즌권이라는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러면서 너무나 정이 들어버린 모양이다. 

내가 목숨걸기 시작한, 귀국후인 2010년 시즌보다 먼저인 2005년 이후 치뤄진 포스티 시즌 , 전체 경기가 160여경기였건만, 그 중에 베어스가 치룬 경기는 무려 반이상인 80여 경기. 즉, 2000년대 후반부터 KBO를 양분해왔던 삼성과 SK가 늘 KS 직행하며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그 나머지 한자리는 어렵게 어렵게 준플 플옵을 거쳐 올라간 베어스의 몫인 경우가 많았다. 그 수많은 경기를 통해 환희의 순간도 주었지만, 늘 마지막은 열심히 싸웠지만 안타까운 패자여야만 했던 베어스. 오죽하면 우승이 아니라 멋진 경기를 보여달라고 그랬을까. 어쨌든 그래서 더더욱 더 끊지 못했던 것일수도.


그 과정에서 응원하던 감독과 선수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타팀으로 이동하면서 상처를 남겼고, 떠나버린 빈 자리를 메꾸려고 자주 바뀌는 선장 아래서도 묵묵히 견뎌주면서 커가는 애기곰들이..... 좌충우돌하며 일수강점기까지 겪어가며 성장통을 겪어 왔던 걸 보다 보니, 이 놈들이 고생해서 이제야 그 보상을 받는게 아닌가 싶어 더 감동 받은 게 아닐까 싶다.

사실 올 시즌 성적만을 보면 정규시즌 5연패의 삼성이나 외인용병 셋과 타팀에서 보상픽으로 타팀선수 잘 뽑아오면 얼마든지 우승후보가 될 수 있는 걸 보여준 2위 NC는 물론 홈런공장장에 확실한 에이스가 있는 넥센하고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얘기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전쟁은 기세싸움이었다. 우리에게는 김병현이 끝내기 홈런을 2경기 연속 준 것으로 가슴 아파하는 2001년 World Series에서 누가봐도 전력 상 우위인 Yankees를 잡은 건 당대 최고의 좌완 Randy Johnson과 우완 Curt Schilling을 앞세워 4승을 챙겨간 D-Backs 였다는 걸 떠올려보면, 시즌 내내 영면하셨다가 포스트 시즌 한달간 부활하신 니느님과 타자들의 점수지원 따위는 아랑곳 않는 84억 FA 장원준이 인생투를 던지고, 10억 군인이라 한 때 비아냥 받았던 이현승까지 뒷문을 꽁꽁 닫으면서 중간계투 따위 필요없는 2장 야구를 벌이니 방망이만 믿고 믿을만한 선발은 달랑 하나밖에 없게된 넥센과 삼성을 의외로 간단하게 물리쳐 버렸다는.... 쳐 볼테면 쳐보라는 식의 빠르고 강한 승부에, '아, 난 원래 투수전을 좋아했지'라며 1구1구에 환호를 보태며 감정선을 끌어 올렸던 것도 있었고...



역사에 남을 7점차를 뒤집은 준플 4차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똑같이 선발 2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불펜 포함 투수력이 더 좋은 NC에게 3차전마저 처참할 정도로 폭격 당하고 졌을 때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4,5차전의 승리는 너무나도 달콤했었다. 3일만의 등판에서도 여전히 은혜로운 니느님과 14점 패배 따위는 엿바꿔 먹어버리는 어린 타자들의 멘탈 갑.

솔직히 KS는 뭐랄까, 그간 고생한 모든 베어스 선수들이 다 빛나 보인, 나에게는 보너스 타임이자 힐링 타임이었다.

이제는 더이상 후보가 아닌 팀의 주축이 된 우리 90라인들. 특히나 수빈이의 남자가 아니라 진정한 가을남자, 칠못쓰의 경민이.


늘 성실하고 팀의 구심점이 되어주는 너무나 착한 재호.



10억군인이 아니라 효주 아빠이자 든든한 뒷문지킴이가 된 현승이


2년간의 방황을 이겨내고 인생투를 보여준 경은이


그간 후배들에게 자리도 빼앗기고 맨날 2군과 벤치만 오갔지만, 5차전에서 적시타와 변태주루의 정수를 보여준 고젯.


포스트시즌 트라우마를 없애며 이젠 진정한 팀의 핵이 된 맹구


지난 7~8여년간 고생했던 아이들 모두 너무 잘해줘서 더더욱 더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우승.

현행 포스트시즌 체재로 치루어진 이래 정규시즌 1위가 아닌 순위의 팀으로는 최초로 우승한, 진정한 Underdog의 모습을 보여준 베어스!

매번 승자가 바뀌는 게 스포츠 세계이지만, 어찌 되었든, 긴 시간의 기다림 끝에 당당하게 15년의 챔피언이 된, 내가 사랑하는 두산 베어스!

이래서 야구를, 아니 베어스 야구를 끊지 못하나 보다.

@중계 끝나고 벌어진 경기장 내에서의 우승 축하 파티는 올갱님의 블로그에서 사진으로 확인하세요.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마지막 목동 전투, 기적의 역전승

2016년 시즌부터는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게되는 넥센 히어로즈. 그래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치뤄지는 매 경기가 목동구장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첫번째가 2패로 몰린 상황에서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하지만, 타자 친화구장에 최적화된 Ace 벤 헤켄을 앞세워서 5:2의 낙승을 거두며 목동에서 한 경기를 더 하게 되었죠. 이렇게 어렵게 얻은 4차전을 만약 이기게 되고 잠실에서의 5차전까지 이기게 되면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목동에서 야구를 할 수도 있는 상황.

스와잭이 전력에서 이탈하자 시즌 막판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인, 그리고 큰 경기에 강한 새끼곰 이현호가 선발로 투입되고, 1차전에서 어찌 되었건 의외의 좋은 모습을 보인 양훈이 4차전 선발로 다시 나왔습니다.


두산 타자들은 다시 만난 양훈에게 배트에 제대로 맞추는 타구들이 꽤 나오기 시작했고, 6번 지명타자로 기용된 최주환과 목동전용 선수 로메로가 2연속 2루타를 치며 두산이 2회초에 선취점을 낼 때만 해도 양훈은 꽤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넥센의 쉬프트 수비가 두산 타자들의 잘맞은 타구를 범타 또는 병살타(두산은 4개, 실제로는 5개의 병살타를 쳤습니다)로 바꾸면서 게임 분위기를 넥센 쪽으로 끌고 왔고 이에 힘입어 양훈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등 야수들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았습니다.

이에 반해 1회에 삼진을 곁드리며 완벽한 투구를 보였던 이현호는 2:0으로 앞선 2회말, 생애 첫 PS 선발승이라는 중압갑을 이기지 못했는지 갑작스런 제구 난조-묘한 스트라이크 존으로 유명한 주심 탓도 좀 있어 보임-로 사구를 남발하면서 피안타 1개에 견제 Error까지 곁드리면서 2:2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3회에도 피안타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1회 때 모습을 찾는 듯 보였지만, 4회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피안타를 맞자, 두산 벤취는 바로 투수교체를 해버립니다.

게임 시작 때의 공이 이현호가 더 좋았기 때문에, 계속 이현호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어찌 되었든 구원 투수로 나온 노경은. 직관을 했던 저로써는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던 상황이라 투수 교체가 황당할 따름이었습니다. 한용덕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서 이현호를 내려보내고 기다리는 상황에서도 노경은이 불펜에서 몇 개의 공을 더 던지는 상황이었었고, 최근 구위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주자 있는 상황에서의 구원 성공률이 높지 않던 노경은이라 두산 벤치의 선택이 미덥지 않았는데....
이는 2아웃까지 잡은 상황에서 박동원 포함 3연타를 맞으며 3실점하는 것으로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2차전 이후 오재원, 오재일, 서건창, 조상우, 박동원 등이 양 팀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관심선수가 된 상태에서의 박동원에게의 역전 2루타는 넥센에게 완전히 분위기가 넘어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또 한가지 두산의 실수는 상대전적에서 절대 열세를 보이는 박병호를 상대로 3실점으로 이미 자신감을 상실한 노경은을 5회에 다시 올려세워서는 솔로 홈런까지 허용하죠. 5:2. 여기에서라도 투수 교체가 되어야 했지만, 또 노경은을 고집하다가 김민성에게 안타를 맞은 후에 올린 윤명준도 분위기가 올라버린 넥센타선에게 추가 2실점하며 8:2. 이미 게임이 기운 상태에서 어찌 되었든 투수를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 6회에 다시 윤명준이었지만 추가 1실점으로 9:2. 7점차가 안심이 안 되었는지 비디오판독까지 요청하며 번복판정을 받아낼정도로 집요하게 파고든 넥센에게 두산의 오른손 투수들은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뭐, 여기까지 된 상황에서 경기장을 떠나는 두산 팬들, 5차전 표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나오는 건 당연했지만, 여기서 두산의 희망고문이 시작됩니다. 3루수 실책으로 선두타자 최주환이 출루하고, 전 타석 병살타를 치긴했지만 잘 때려내고 있던 로메로가 안타를 치며 만들어낸 찬스에서 수비에서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2타수 2안타를 치며 감이 오르고 있던 김재호가 적시타를 치면서 9:4. 양훈을 7회 1사에서야 끌어내리는데 성공합니다. 조상우 투구 수가 많은 상태에서 손승락, 한현희를 어케든 끌어내야 했는데 7회 1사, 남은 아웃카운트는 8개로 늦은 감이 없지 않았나 싶었죠. 거기다가 여기서 팀의 4번째 병살타가 나오면서 남은 이닝은 8,9회 달랑 2개.

여기서 두산 벤치는 다시 승부를 겁니다. 윤명준을 내리고는 진야곱을 올리고 3번에서 죽을 쑤고 있는 민병헌을 빼고 박건우를 넣습니다. 진야곱이 어케든 꾸역꾸역 7회말을 막아주고는 8회초. 이미 3안타나 치고 있던 허경민이 66m짜리 3루타를 치면서 어케튼 희망고문을 하는 사이 두산의 3,4번은 선풍기 돌리며 아웃카운트 2개만 늘리고는 달랑 1점, 9:5 하지만, 과부하가 걸린 손승락이 허리 통증을 느끼면서 최주환에게 2루타까지 맞으며 2사 2,3루 상황에 홈런 1방이면 1점차가 되는 상황. 결국 8회까지 막아주길 바랬던 손승락은 한현희로 바뀌고.....  여기서 두산은 의외의 선택을 합니다. 옆구리에게 약하지만 이날 2안타나 치던 로메로를 빼고 왼손 오재일이 아닌 오른손 홍성흔을 냅니다. 경험을 더 믿은 두산 벤치의 선택은 완전 실패. 9:5로 8회초가 마무리되면서 다시금 희망고문은 끝나는 듯 합니다.

두산 벤치는 단 1회만 던진 진야곱을 내리고 다시 오현택을 올리면서 경기를 놓치 않았고, 오현택은 선두타자를 몸에 맞추면서 위기를 자초했지만, 어찌 되었든 8회말을 무실점으로 넘깁니다.

그리고 문제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오재원은 3차전부터 늘상 들었던 넥센팬으로부터의 엄청난 야유와 이에 맞대응하는 두산 팬의 엄청난 환호 사이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오재원 답지 않게 풀죽은 이전 타석들은 기대감이 생기진 않았드랬었죠. 하지만, 한현희가 왼손타자에게 너무나 약했던 게, 오재원에게는 도움이 되었는지, 준플에서의 목동 첫안타를 기록하는 오재원. 이 순간 두산의 분위기는 다시 상승세를 탑니다. 그리고 3타수 3안타로 완전히 감 잡은 김재호까지 한현희의 공을 안타로 기록하며 무사 1,2루. 비록 좌타자 정수빈을 플라이아웃으로 잡지만, 4타수 4안타에 시리즈 타율 5할을 기록하던 허경민을 상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넥센은 아끼고 아끼던 조상우를 투입합니다.

이 순간, 나름 두산 시즌권을 4년 이상 하며 꽤나 직관을 해봤던 제 기억에도 잘 없는, 두산 팬들의 일순간 뿜어져 나오는 야유. 사구 관련해서 인터뷰 및 TV 화면에 잡힌 조상우의 말에다가 4차전 당시 분위기에 완전히 Up된 두산 팬들은 응원단장의 타자 응원을 따르는 게 아니라, 조상우의 매 투구 준비동작마다 야유를 퍼붓기 시작합니다. 야유를 듣고도 피식 웃으며 넘기려했던 조상우였지만, 역시나 한 번 바뀐 분위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5안타 경기를 만든 허경민에게 적시타 허용으로 9:6. 그리고 박건우 대신에 3차전에서 조상우와 설전을 벌인 오재일을 투입하며 두산은 분위기를 더욱더 끌어올리려 하고, 여기에 조상우가 볼넷으로 꼬리를 내리고 맙니다. 한 번 내려간 조상우의 분위기는 시리즈 내내 1할대의 타율을 보이던 김현수에게 제대로 된 직구를 뿌리지만, 김현수는 이걸 2타점 적시타로, 그리고 파울 커트로 끈질기게 버티던 양의지에게는 낮은 변화구를 제대로 구사했지만,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허용하며 10:9 역전을 허용합니다. 여기에다가 폭투로 박동원이 공을 흘려버리자 3루주자 양의지가 홈으로 달려들어서 11:9. 결국 조상우는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잡고 6점을 실점하고 맙니다.



두산은 9회말에 바로 시리즈 1승 1세이브를 기록하던 이현승을 투입해서는 마지막 카운트를 박동원의 플라이아웃으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다 점수차 역전승(7점차)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목동의 마지막 경기에 승자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망연자실한 넥센 선수들을 뒤로, 기적의 승리순간을 만끽하는 두산 선수들.
미디어데이 때부터 전쟁이라며 살벌한 싸움이 될 것을 양 팀 선수와 벤치가 예고했는데, 이런저런 작은 충돌들이 겹치면서 팬들까지 상대방 선수에게 야유를 퍼부을 정도의 첨예한, 그리고 패자인 넥센에게는 상당히 심한 내상을 남기는 시리즈가 되고 말았습니다.

두산 팬으로써는 일단 시리즈를 이겼고, 니퍼트를 아꼈고, 양의지/김재호 등이 살아나고 최주환과 허경민(!)이 주축으로 컸다는게 뿌듯한 시리즈였지만, 양 팀이 조금씩만 말과 행동을삼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 않았다고는 못하겠습니다.

2015년 10월 10일 토요일

화수분 야구의 맞대결, 두산 일단 앞서 나가다.

2년전 5전 3승2패, 그것도 한 팀이 2승 후 상대팀이 3연승을 한 리버스 스윕이라는 명승부를 보여주며 전쟁을 벌였던 넥센과 두산이 2015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사실 2013년의 준플레이오프는 내용 상으로는 양 팀이 서로 이기라고 떠먹여주던 팬들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경기였습니다. 양 팀 모두 베테랑들이 다 은퇴 또는 다른 사정으로 제 역할을 못 해주고, 겨우 주전을 꿰찬 막 중견으로 들어선 선수들과 1군 풀타임이 1,2년 밖에 안 되는 아기들로 구성이 되서 포스트 시즌의 압박감을 잘 이겨내지 못했었죠.

그러나, 2년만에 순위를 바꿔서 만난 두 팀은 당시 그 선수들이 제대로 성장해서는 오늘은 제대로 된 진검 승부를 보여줬네요.


올해 부상으로 에이스, 그리고 연봉 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두산의 니퍼트는 2년전 구원 등판을 자청했다가 3점홈런을 맞고 무너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는 등 포스트 시즌에서만은 그닥 좋은 결과가 없었었죠. 하지만, 오늘은 왜 그가 단순히 용병이 아니라 '니느님'으로 불리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투구를 했습니다. 큰 키를 이용한 직구를 내리꽂으며 빠른 승부를 보임으로써 7회까지 호투를 보여주며, 팀이 역전할 발판을 만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제대로 뛰지 못한 그 여파는 단 2개의 실투에서 여실히 드러났는데요. 몸쪽 높게 들어가긴 했지만, 예전같았으면 150대의 직구에 타자들이 밀리곤 했는데, 이 공이 가볍게 날리다 보니 박동원, 그리고 박병호에게는 승부구로 힘을 다해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몸쪽 높은 150의 그 공이 홈런으로 이어지더군요. 고종욱, 박동원, 김하성 등 2년전에는 후보군에 있던 선수들이 급성장한 그 뒤에는 자신의 기록보다는 팀배팅에 충실했던 2년연속 50홈런의 박병호(오늘도 홈런 하나에 희타로 2타점)가 있었죠. 덕분에 넥센은 실제로 전체 경기를 계속 이겨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산 역시 그리 녹녹하진 않았습니다. 3,6,9 놀이 하느라 3번 6번 9번에 위치한 민병헌, 오재원, 김재호가 자꾸 흐름을 끊는 모습을 보이며 공격이 그리 원활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베테랑들과 용병 사이에서 당당히 자기 자리를 잡은 정수빈 그리고 허경민이 팀의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첫 득점도 이 둘이 만든 무사 1,3루에서, 두번째 득점도 정수빈의 적시타, 3번째 득점도 이들이 만든 만루찬스에서 나왔죠.
그리고 넥센의 박병호만큼이나 메이저리그행이 가능할 거라고 회자가 되고 있는 김현수도 예전의 조급한 2땅이 아닌 팀을 위한 타격과 출루를 기록하는 등 이제는 팀의 중심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주더군요.


결국, 양 팀 모두 선발과, 타선에서는 팀 기둥과 신참들이 부담감 있는 1차전을 잘 치뤄준 반면, 차이점이 발생한 것은 양 팀 모두 약점으로 지목이 되었던 불펜이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윤명준, 노경은이 방화범으로, 시즌 후반에는 잘 던지던 진야곱 등이 자꾸 구멍이 되면서 그나마 쓸만하다고 한 함덕주와 이현승, 그리고 원래 미국에선 불펜이었던 스와잭 포함 이현호, 허준혁 등을 모두 불펜으로 내린 두산. 
니퍼트에 이어 나온 함덕주, 스와잭, 이현승 모두 빠르게 정면승부를 보였습니다. 이게 2:2로 따라갔다가 바로 3:2로 실점하는 모양새로 이어지긴 했지만, 적어도 빠르게 수비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호투하던 양훈을 생각보다 빨리 내려버리면서 손승락, 한현회, 조상우 단 3명만으로 포스트 시즌 전체를 꾸려가야 하는 넥센 불펜은 결국 과부하로 인해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와일드카드 전에서도 투구수가 많았지만 1차전으로 끝내 큰 영향이 없을 거라고 봤지만, 계속되는 타자들과의 풀카운트 접전에 손승락, 조상우는 모두 40개 가까운 투구수를 기록하면서 점수까지 내주고 마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선발로 쓰던 김택형을 결국 연장에 내 봤지만 경험 부족, 기세 부족이었죠.


일단은 정수빈/허경민/박건우/최주환 등 두산의 화수분들이 이제는 제대로 성장했음을 알리며 1차전을 가져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 시즌 막판 기세가 오르던 최주환과 박건우가 부상으로 선발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꾸만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는 민병헌/오재원이 제 역할을 해 주지 못한다면, 1차전처럼 끌려가는 상황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거기다, 내일 선발은 둘 다 상대방과의 성적은 좋지 않았던 투수들인지라, 어느 한 팀이 초반에 대량득점을 하면 그대로 끝날 공산이 커 보입니다. 그리고, 잠실에서도 홈런포의 위력을 보인 넥센쪽이 대량득점 승리에 더 가까워 보이구요. 

장원준이 잘 버텨주고 두산 타자들이 초구 놀이만 하지 않는다면 두산의 뒷심이 그렇지 못하다면 넥센이 1승1패로 목동에서 역전극을 노리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뭐, 팬심으로는 두산이 이겼음 좋겠습니다. ㅎㅎㅎ 

2015년 9월 30일 수요일

[AHL 20150929 ] 대명상무 vs. 사할린

아시아 하키 리그가 개막한지는 거의 1달이 다 되어가는데 관련된 포스팅은 이제서야 올리네요.

원래 안양 한라를 응원했었지만, 올해 대명 상무가 인천으로 홈으로 옮기고, 또 이민우 선수와 박상진 선수가 군입대를 하면서 맘이 좀 바뀌었습니다. 일단은 안양 한라의 시즌권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하고(아, 작년부터 안 했구나), 올해는 주로 대명 상무 위주로 국내 3개 팀을 골고루 응원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3개팀의 홈 개막 시리즈는 모두 차이나 드래곤과 진행이 되어서 굳이 보러 갈 필요를 못 느꼈지만, 그래도 개막전인데... 라는 생각에 인천 선학을 방문했었습니다.

그러고는 한동안 못 보다가 작년 챔피언 결정전 상대인 안양한라와 프리블레이즈 경기를 1 경기 구경하고는... 이번 추석 연휴에 다시 선학을 찾았습니다. 


사할린을 맞이해서 선취점까지 뽑아내며 1피리어드를 잘 이끌어가던 대명상무가 1P 끝나기 1분을 버티질 못해 1:1 동점을 내주고는 분위기가 가라앉더니 2P에서는 시작하자마자 실점하면서 결국 1:3으로 끌려가다가 오늘 게임 중 가장 멋진 슛(+이전 찬스 메이킹)이었던 김범진 선수의 골로 2:3까지 따라가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키도 키지만 팔길이에서도 차이가 나다 보니, 사할린의 강력한 보디체크에는 그래도 대응이 되었지만, 한 뼘 정도는 더 가깝게 다가오는 스틱체크에 자꾸 패스가 끊기거나 또는 끊길 게 두려워 퍽을 가지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공격이 많이 무디어지더군요. 거기다 갈수록 줄어드는 공격 찬스에서 좀더 완벽하게 슛찬스를 만들려다 날려버린 공격기회 및 이어지는 역습에 자꾸만 점수를 잃고....

첫 40분 동안 정말 멋드러진 선방을 보여주던 황현호 골리도 결국 6점이나 실점하며 한재익 골리로 교체당하고.... 제 자리가 그렇다 보니 교체되어 나오는 황골리의 실망스런 표정이 너무나 안타깝더군요.

대명 상무의 Ace인 김상욱 선수가 벼락 같은 2번의 슛으로 2점을 만회한 걸 감안하면, 2,3P에 너무 얌전한 공격을 했던 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제 10월 8일부터 고양에서 하이원과 맞대결을 펼칠텐데, 사실 올해 외국인 없이 간다고는 하지만 2명의 귀화선수와 한 명의 교포 선수를 포함한 하이원에게 얼마나 좋은 경기를 보여줄 지가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됩니다. 하이원하고만 잘 해준다면 6강 진출까지도 바라 볼 수 있을텐데 말이죠. 어쨌든 초반 잘 나가다 최근 6연패에 빠진, 이른바 국내선수로만 구성된 하이원도 궁금하고 하루는 날 잡아서 고양 어울림누리에 가볼까 합니다.

그나저나 아이스벅스에게 어케 덜미를 잡혔는지 모르겠지만, 안양 한라는 프리블레이즈와의 경기를 본 결과, 올해 너무나 강하더군요. 뭐, 국가대표팀이라고 해도 무방하지만, 그래도 너무 강하더군요. 이번 주 목요일부터 사할린과의 시합인데, 어제 선학까지 찾아오신 이리 베버 감독의 전술이 기대가 됩니다. 사할린까지 Sweep으로 이끌어낸다면, 지금 봐서는 아시아리그에서는 그 어떤 팀도 손쉽게 상대할 무적함대로 보여집니다. 

그럼 또 다음에 관람하고 나서 글  쓸께요.

@그나저나 선학빙상장 경기는 인천시민들에게는 반값 할인이 들어갑니다. 많이 많이들 오세요.

@관중의 많은 수가 선수분들 가족인.... 전형적인 비인기종목의 관중석 모습인데, 저처럼 전혀 연고가 없이 찾아가는 경우에는 가끔은 가족 분들의 지나치게 열정적인 응원이 조금은 불편하더군요. 누가 되었든 관중석에서 지켜야할 예의는 지켜졌으면 합니다.
(뭐, 누가 이 글을 볼까요. ㅎㅎㅎㅎ 그냥 개인적인 푸념입니다. ㅎㅎㅎ)

2015년 1월 18일 일요일

[AHL 20150114]안양 한라 vs. 토호쿠 프리블레이즈

집결전 2일차부터 전날의 경기까지 1,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안양한라와 프리블레이즈 경기가 치열하게 열렸고, 그 결과는 안양 한라의 2연승. 비록 전날 경기가 8:2의 안양 한라의 대승이었지만, 격렬한 몸싸움과 (실제 주먹이 오가기도) 2일 연속 경기의 피로함이 변수였던 경기.

실제로, 2게임 모두 내준 프리블레이즈가 2:0으로 앞서 나갔지만, 프리블레이즈가 잘했다기 보다는 둘 다 지쳐 있는데, 운이 프리블레이즈로 조금 가 있다는 느낌?



하지만, 역시 안양한라의 테라성 라인은 대단했고, 특히나 그렇게 쉽게 줏어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까점에서 AHL 최고의 포스트맨인 테스트위드가 정말 대단했던 경기. 올 시즌 벌써 3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는데, 3골 모두 다 리바운드를 받아먹었지만.. 뭔가 리바운드가 알아서 테스트위드를 찾아가는 느낌. 진정 포스트의 최강자인 듯.

계속 프리블레이즈가 앞서 나가면 안양 한라가 따라가는 경기.




하지만, 테스트위드의 수퍼줏어먹기와 최소실점에 빛나는 공격라인의 적극적인 수비참여에 기인한 극강의 수비력으로 오랜만에 출전한 손호성 골리의 3P의 멋진 선방으로 결국 안양 한라의 스윕. 이로써 시즌 막판의 1,2위 팀 대결에서 9점을 챙긴 안양 한라는 포스트시즌의 진출의 전망을 더욱더 밝히는 경기가 된 듯.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경기에서도 테스트위드라는 강력한 포스트맨을 이용하는 확실한 득점루트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이번 시즌 안양 한라의 우승 전망을 더욱더 밝게 해주는 게 아닌 가 싶다.


[AHL 20150110]안양 한라 vs. 닛코 아이스벅스


2015년 새해 첫 빙상장을 찾았습니다. 안양에서 집결전이 펼쳐져서 1시부터 펼쳐진 하이원과 프리블레이즈 경기도 보고 그에 이어 안양 한라와 닛코 아이스벅스 경기를 보았습니다.

작년 철옹성같던 오지 이글스가 안 좋다가 다시 살아나고, 안양 한라는 감독과 외인 골리를 데려오고 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기더니, 새로 들어온 사할린팀 까지 정말 매 경기 선두가 바뀌는 수준이 아니라 4위까지 촘촘하게 순위 경쟁을 하는... 정말 재밌는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경매 행사를 통해 유니폼을 구입하게 된 Penalty Kill Special Team의 Ace 박상진 선수도 직접 응원 할 겸 해서 오랜만에 추운(^^) 빙상장을 찾았는데.

안양 한라의 PK 방어율 1위의 주역 중 하나인 박상진

득점 후 환호하는 디멘

재작년에 좋은 성적을 거두며 끈끈한 팀웍을 보였었고, NHL 출신 후쿠후지가 지킬 땐 정말 수비 조직력만은 참 대단했던 아이스벅스였는데, 올해는 후쿠후지도 없고 순위가 쳐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늘 안양 한라가 고전했던 팀이어서 오늘도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이건 왠 걸 올해 정말 감독이 바뀌면서 안양 한라의 짜임새가 엄청나졌더군요. 이 날은 한동안 잠잠했던 외인 수비수 디멘까지 터지면서. 올 시즌 내내 강력한 모습을 보인 1라인 테라성(테스트위드-라던스키-김기성) 라인에서 테스트위드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징계와 부상 때문에 오랜 공백에서 돌아온 김원중이 그 자리를 메꿨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스피디한 2라인의 신성, 신상훈이 첫 득점을 올리고 복귀한 김원중이 두번째 그리고 디멘까지 벼락같이 득점하며 3:0으로 앞서 나가 버리고는 그대로 그냥 경기는 Set.

형인 신상우 선수와 함께 뛰는 모습을 보고 싶은 약관의 신상훈

4번째 골의 주인공 안진휘

2P 후반과 3P 초반 아이스벅스의 완강한 저항에 박상진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지기도 하고, 조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그걸 잘 막아내더니 빠른 공수전환에 이은 멋진 Pass-work으로 환상적인 골을 뽑아내며 결국 6-2 승리. 1위를 탈환하는 안양 한라.





외인 골리와 Shorthanded 상황에서 헌신적이며 Even Strength 상황에서도 적은 시간이지만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박상진, 이민우, 정병천, 이현승 등이 활약중인 3,4라인과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테스트위드를 이용해 Power 넘치는 1라인과 Speed를 잘 살리는 2라인이 너무 조화로왔던 경기. 이런 분위기라면 올해 다시 우승컵을 찾아 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41130 한국전력 - 경품 당첨

 V존인가 예매했다가 승리해서 추첨으로, MVP의 싸인볼을 받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