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찌부뚱하고 몸도 안 좋고 해서 어제부터 방콕-- 하고 DVD며 각종 스포츠 중계며 보며 Time Killing하고 있는데, 두산:한화 경기인데다가 선발 대결이 '박명환 vs. 류현진'이길래 한 번 눌러 앉아서 봤다. 둘다 내가 좋아하는 팀이고 해서 그냥 편하게 맘 먹고 보는데, 팀 에이스가 되어서도 매번 컨트롤 문제로 2%가 아니라 10% 정도 부족해서 불안한 박명환의 공 끝이 괜찮아서 '아, 오늘 경기 잘 풀리겠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류현진'이라는 신인 투수가 정말 장난 아니었다.
바깥쪽으로 150km 가까이 찍는 직구는 코너웍만 되면 도대체 건드릴 수가 없는 구질인데, 이게 컨트롤도 되고 거기다 좌투수 프리미엄(우투수보다 3~4km 더 빨라 보이는 것)까지 하면, 정말... 덩치도 그렇고 전성기 시절의 전 LG 소속의 이상훈이 생각나드만... 거기에 슬로 커브를 구속 조절해 가면서 타이밍 뺏는 거 하며... 그 당당함은 팀 동료이자 대선배인 능구렁이 구대성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못하진 않겠드라는... 뭐 상대 타선이 부상병동인 두산(가슴 아프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국내 야구팀의 타선을 이렇게 표현하다니)이라 그렇지만, 전 게임이 이병규의 LG와 자신의 팀과 올해 양강으로 불리는 삼성에게 도합 27개의 삼진을 뺏어 냈으니 뭐 토달 것도 없고... 오늘도 삼진 11개 완투승.
승부를 가른 것은 비로 중단되었다가 다시 재개했을 때 두산은 선발 박명환을 뺐다가 화를 불렀고, 한화는 선발 류현진을 그대로 가져가서 승리. 한화 김인식 감독이 두산 시절부터 중간 계투진을 중용했던 걸 생각하면, 류현진을 얼마나 믿는지 보여주는 대목. 아, 정상급 왼손 투수를 송진우, 구대성.. 거기에 류현진까지... 진짜 왼손 투수 귀한 요즘 한화는 얼마나 복받은건지..
저 구질에 체인지업 구질 하나만 장착하면 팀 선배 송진우의 기록은 주구장창 다 깰 만한 대단한 신인이 등장한 듯. 해외진출도 해서 못다한 국내파 해외 진출했던 선배 투수의 한도 풀어 주면 좋겠네...
아, 올해는 두산 접고 한화, 특히 류현진이나 응원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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