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7일 일요일

[후보이야기 165]8월 16일 A's 선수들의 사진 찍는 날




오늘은 Snapfish라는 Photo Print Service에서 후원하는 A's Fan Photo Day라는 Event가 경기 전 진행되었습니다. Fan Photo Day가 뭐냐 하면 경기장 테두리의 잔디가 깔리지 않은 부분(외야의 Warning Track 같은 곳)에 Fan들이 내려와서 각자 사진기를 들고 있고, 그 앞을 선수들이 지나가면서 Fan들의 사진 요청에 응해 주는 그런 행사가 되겠습니다. Autograph를 받는다거나 일체의 다른 행위는 금지가 되고 오직 사진만 찍을 수가 있습니다. 

노란 색 선 너머의 흙이 깔린 부분에 Fan들이 서서 사진을 찍게 됩니다.

한창 진행중인 Fan Photo Day 사진.

행사가 있다는 걸 알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경기장을 찾은 주인장은 입장도 열 손가락 안에 들게 빨리 입장해서는 바로 경기장으로 내려가는 통로 쪽에 가서 행사 요원의 지시 사항을 듣고는 줄창 달려서 본부석에서 가장 가까운 1루측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부 선택(?) 받은 fan들은 본부석 뒤쪽에서 가장 먼저 선수들을 만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만... 어쨌든 선수들이 차례로 3루-외야-1루로 돈다든지 또는 반대 방향으로 돌아 다녔기 때문에 뭐 거기에 가지 못했다고 불만은 없었습니다. 

암튼, 자리를 잡고 기다리니 선수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하고, 드디어 Fan Photo Day 행사가 진행되더군요.


1루 쪽으로 가장 먼저 온 선수는 Back-up Utility Player이자 빠른 발로 대주자 역할을 담당하는 Rajai Davis였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참 귀여운 얼굴이더군요. . 

Rajai Davis

Rajai Davis의 사진을 찍고 나서 보니 주전 3루수인 Jack Hannahan이 지나가고 있더군요. 큰 소리로 '이리 와서 사진 좀 같이 찍자'라고 했더니 '외야 쪽에 먼저 갔다가 들리겠다'라면서 지나가더군요. 

주인장에게 꼭 들리겠다고 약속하고 가는 Jack.

Jack에게 한눈 파는 사이 주인장 근처로 다가온 선수는 바로 A's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Gonzalez Duo였습니다. 지난 Off-season trade로 영입된 유망주 중에서 가장 촉망받는 선수들로 이미 Carlos Gonzalez는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찬 상태이고, Gio Gonzalez도 최근 MLB에 올라와서 지난 화요일에 MLB Debut 첫 승을 거두는 역투를 보여주었드랬죠.

Carlos(좌) & Gio Gonzalez(우)

행사 기간 내내 함께 다니던 이 두 Gonzalez였습니다. 나중에 Bill 할아버지한테 들으니 둘이 언제나 함께 다니는 절친한 사이라고 하더군요. 부끄럼쟁이인 Carlos와 외향적인 Gio가 신기하게도 잘 어울려 다닌다면서, 대형 계약 맺기 전까지는 A's의 대표 선수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고 Bill에게 이후에 들었지만, 사진 찍을 때도 보니 두 사람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더군요. 

Gio Gonzalez

Swisher의 Jersey를 입고 온 A's Fan에게 '에이, Swisher는 Sox인데'라며 농을 건네거나, V자를 남발하는 사진 Pause를 취하는 Gio에 비해, 사진 요청하면 그냥 묵묵히 가서 찍히기만 하는 Carlos였드랬습니다. 

Carlos Gonzalez

한참 Gio와 얘기를 나눈 사이에 보니 주전 Keystone Combi인 Mark Ellis와 Bobby Crosby가 모습을 보이더군요. Team의 고참이다 보니 조금 무게를 잡는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 이 둘은 한 10분 정도 1루쪽에만 잠시 보였다가 Club house로 돌아갔드랬습니다. 알고 보니 주전 포수인 Kurt Suzuki 역시 3루쪽에 잠시 보였다가 사라졌다고 그러더군요. (3루쪽에 있었던 Steve 할아버지로부터 이후에 들은 이야기) Jack Cust나 Big Hurt 등 나름 Fan들의 사랑을 받는 주전들이 아예 안 나온 거에 비하면, 이런 경기 전 행사에 잠시나마 모습을 보여준 게 고맙긴 하지만, 그래도 10분이라니.. 많이 아쉽더군요. 

Bobby Crosby(좌)와 Mark Ellis(우)

Mark Ellis의 사진을 어렵사리 찍고 나니 Jack이 약속을 지키러 돌아왔더군요. 

Fan들에게 친절한 Jack Hannahan. 보면 분위기 Maker인 듯.

Jack이 역방향으로 가길래 그 쪽으로 눈길을 줬더니, Gonzalez Duo가 본부석 쪽에 불려갔다가 다시 오더군요. 계속 함께 다니는 걸 보면 정말 형이 동생을 데리고 다니는 느낌이랄까... 활발한 Gio가 차분한 Carlos를 데리고 여기저기 인사 다니는 느낌이 들어서 잠시 '피식'하고 웃었드랬습니다. 





두 번이나 방문해준 Gonzo Duo의 뒤를 이은 선수는 갓 Triple A에서 Call-up된 후보 3루수인 Cliff Pennington이었습니다. 이 날 Day-off인 Jack을 대신해서 주전으로 나와서는 첫 출루까지 했드랬죠.

Cliff Pennington

Cliff가 가고 나니 갑자기 양쪽(본부석에서 출발한 선수와 3루쪽으로 돌아서 마지막으로 1루쪽으로 온 선수)에서 선수들이 오는 바람에 얘기도 많이 못 나누고 사진만 찍었드랬습니다. Bullpen을 맡은 Casilla와 Harden을 보내고 얻어 온 Gallagher와 Patterson, 그리고 또 다른 Bullpen 투수인 Blevins이 그들이었습니다. 특히나 어제 좋은 모습을 보인 Eric Patterson에게 칭찬의 한 마디를 날렸더니 무지 좋아하더군요. 그리고 Blevins은 정말 키가 크더군요. Big Unit 급은 아니지만 참 저 높이에서 찍어내리면 치기 참 까다롭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Santiago Casilla
Sean Gallagher
Eric Patterson
Jerry Blevins

이 넷을 보내고 나니 등장한 사람은 감독 Bob Geren이었습니다. 젊은 선수들만 데리고 경기하려면 참 애가 탈텐데, 거기다가 요즘 Fan들에게 나름 원성을 사고 있는 그이긴 하지만, 그래도 Fan들도 그렇고 Geren도 그렇고 다들 즐겁게 얘기 나누면서 사진을 함께 찍었드랬습니다. 뭐, 저같은 1년차 Fan은 그냥 '오늘 경기 잘 부탁드려요'란 말 밖에... 



Bob Geren이 떠나간 외야쪽에서 주인장이 있는 곳을 찾아온 선수들은 바로 신인이면서 주전을 꿰찬 Ryan Sweeney와 Daric Barton이었습니다. 둘 다 참 많이 쾌활하더군요. 특히나 엄지 손가락 부상으로 DL에 올라갔다가, 큰 부상이 아니란 소식이 어제 알려진 Ryan의 경우에는 그의 밝은 모습에서 조만간 다시 뛰는 걸 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더군요. 빨리 돌아와서 Carlos와 함께 외야를 누비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Ryan Sweeney(좌)와 Daric Barton(우)
Ryan Sweeney

그 다음으로 등장한 선수는 ML 기록을 세운 Brad Ziegler였습니다. 무슨 기록이냐고 하면 ML Debut 직후 무실점 이닝 최고 기록이랍니다. ML Debut한 이후 14일 경기의 8회까지 무려 39이닝 동안 무실점(무자책도 아니고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Team의 마무리 보직까지 꿰찬 Sidearm 투수로 'Ziggy'란 별칭으로 많은 Fan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죠. 비록 14일 경기 9회에 첫 실점을 하면서 기록도 깨지고 방어율도 0.23으로 올랐지만, 그가 다가오자 다들 기록 얘기하면서 정말 많은 찬사의 말을 건넸드랬습니다. 

걸어오고 있는 Brad Ziegler

No.도 Maddux랑 같은 31번인 Ziegler. (물론 올해 Maddux는 다른 번호지만)
Ziegler와 함께 찍은 사진... 음... 살 더 빼야겠군.. 역시 얼굴은 너무 안 빠져. 

Brad와 사진을 찍고 나니,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습니다. Kotsay와의 Trade로 A's에 와서 Brad와 함께 A's Bullpen의 미래를 맡게 된 Joey Devine이었드랬죠. Braves 시절까지 얘기하면서 좋아한다고 했더니, (유재석 톤으로 따라 해봅시다) '쌩유'를 날려주더군요. 이래저래 인연을 못 끊는 Braves의 요즘 Bullpen 수난사를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하는 Devine이 아닐 수 없습니다. 

Joey Devine

이런 Photo Day 행사에 빠질 수 없는 이 중 한 명이 바로 Mascot인 Stomper이죠. 경기 시작 전 Stomper와 함께 묘기와 춤을 보이는 흑인 소년도 함께 다니던데, 그 흑인 친구 경우에는 사진 Pause를 요청했더니 아주 재밌는(?) Pause를 취하더군요. 





이렇게 한참을 사진을 찍다 보니 Event가 거의 끝나갈 때가 되더군요. 선수들도 하나 둘씩 떠나가기 시작하고 주인장도 남은 선수를 Check 해보니 다 이미 사진을 찍은 선수인지라 슬슬 좌석을 찾아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보니 Huston Street이 보여서 주위 사람들과 함께 '사진 부탁한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더니 그냥 무시하고 가더군요. 아무래도 요즘 마무리 보직까지 잃은데다가 Trade 얘기에 언급되었던 게 심사가 뒤틀린 모양입니다. 안 그래도 요즘 '작가'로서의 대접을 Fan들로부터 톡톡히 받는 그인지라.... 뭐, 아쉬울 것도 없고 해서 그냥 그렇게 Street을 보냈습니다.

Fan Photo Day 행사를 떠나고 있는 Huston Street

뭐, 모자의 챙 때문에 얼굴이 제대로 안 나온 사진들이 많지만, 그래도 직접 얘기도 나누고 악수도 건내면서 시간을 보내다니... Off-Season 때의 Fanfest 이후로 A's 선수들을 이렇게 많이,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라 그런지 굉장히 가슴 뛰더군요. Event를 진행하는 입장인 Bill의 경우에는 잔디 문제라든지 안전 상의 문제로 골머리가 아팠다고 하지만, Fan 입장에서는 이런 행사가 적어도 매년 한 번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Bill과 Steve의 말에 따르면 거진 5년만에 한 행사라고 하지만.... 뭐, 그래도 그게 어디냐 싶더군요.

Steve 왈, 자기가 가장 처음 갔던 Fan Photo Day 행사는 1965년의 SF Giants의 Fan Photo 행사로 Willie Mays, Wiilie McCovey, Gaylord Perry 등이 나왔다고 하던데... 정말 부럽더군요. 저도 언젠가 세월이 지나 누군가에게 자랑스럽게 오늘 함께 사진 찍은 선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그 때 Fan Photo Day에 누가누가 나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드랬지' 하고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로 Gio & Carlos, Ryan 등등 모두 화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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