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단상 1) 한 경기에 집중한다면 야구 Infra의 확연한 차이와 경기에 이기기 위한 방법(2루 도루를 2루 Cover하는 수비수가 다리로 Blocking하는 등의 자잘한 Technique 등등)의 세밀함의 차이로 인해 아직 한국이 일본을 따라가는 입장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근데, 어느 Blog에서 본 것처럼 그 확연한 Infra 차이 때문에 더 이상 야구 국가대표팀의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을 거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결승전 단상 2) 엿같은 일정때문에 하루는 다른 국가와 연습시합하고 다른 하루는 일본하고 정기전 치루는 이른바 5전 3선승제의 한일 야구 Classic에서 마지막 경기 10회 연장까지 가는 끝에 분루를 삼켜야 했던 국가대표팀에게 무한 감사드립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현재 미국 동부에서 살고 있는 관계로 MLB Network(MLB에서 운영하는 Cable Network)와 ESPN, ESPN2를 통해서 한국 경기 뿐만이 아니라 WBC 전 경기를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경기를 다 본 건 아니고, 퇴근 후에 볼 수 있는, 그리고 관심 있는 경기들은 다 지켜 봤는데요....
한국과 일본에서는 MLB와 MLB 선수 노조가 공동주관한 초청대회 형식인 WBC에서, Sports 중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걸 알게 된 양국의 언론들이 목숨 걸고 나서고, 또한 선수들의 대활약 덕에 거의 전국민이 WBC를 실시간 Update로 알게 될 정도의 뜨거운 열기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대회를 주관하는 MLB/MLB 선수 노조의 무관심만큼이나 언론들 역시 무관심 그 자체였습니다. 이 WBC가 진행되는 시기는 원래 MLB의 Spring Camp 시기이죠. 즉, 원래 미국 사람들에게 이 시기는 야구를 챙겨보는 시기라기 보다는 다른 Sports를 챙겨 보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거죠. 예선 2 Round가 진행된 지난주 초나 준결승/결승이 진행된 지난 주말과 어제는 March Madness로 불리는 전미대학농구의 64강이 결정되고 그리고 그 64강 Tournament가 시작되어서 16강까지 결정되는 주간이었습니다. 5대 Major 방송 중 하나인 CBS는 토/일요일 내내 64강 경기를 다원 중계하면서 전부 Cover를 했고 PGA 공식 중계방송국인 NBC는 주말 내내 PGA 일반 대회 3,4 Round를 방송했습니다. 그리고 Playoff가 다가 오고 있는 NBA와 NHL도 드디어 주말에 전국 Major 방송을 타기 시작했고 NASCAR 역시 전국 Major 방송을 탔습니다만.... WBC는 단 한 번도 전국 Major 방송을 타지 못했습니다. 그럼 야구는 어디서 했느냐.... 주관 방송사인 ESPN은 예선에선 미국 경기 또는 관심 경기를 하루에 하나씩, 그리고 준결승과 결승이 되어서야 3경기 모두 ESPN과 ESPN2를 통해서 방출했고, 다른 시간에는 NBA, NCAA 남자농구, NCAA 여자 농구에 매진했죠. 한국과 베네주엘라의 준결승 첫 경기는 먼저 방송되고 있던 NCAA 남자 Wrestling 경기 체급별 결승전 중계일정이 밀려서 거의 초반 20분은 ESPN Classic이라는 유료 채널을 통해 대신 방송될 정도였고, ESPN이 중계하지 않은 경기는 역시나 유료 채널인 MLBTV를 통해서 중계가 되었습니다. (여기 Boston과 NY 사이에 있는 이 동네는 야구에 목숨 걸어서 야구 채널은 전부 기본 Package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계에서만 이렇게 밀린 게 아닙니다. Major 방송사의 News에는 WBC라는 말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관 방송사인 ESPN의 Sports Center라는 하루 있었던 경기를 정리하는 News Show 역시 단신으로 경기 결과를 길어야 30초 정도 Briefing 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미국이 9회말 David Wright의 끝내기 안타로 기사회생한 그 경기 정도가 1분 정도 할애 받은 게 다라고 할까요. 가장 시간을 많이 할애한 방송은 MLBTV으로 30분짜리 WBC News만 다루는 Corner를 만들었습니다만, 하루에 단 한 번 재방이 없는 그런 Program이었습니다.
실제 중계할 때의 중계진이나 경기 중간 interview를 나온 MLB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 WBC가 얼마나 찬밥이며 철저하게 MLB 위주로 돌아가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San Diego의 Petco Park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San Diego Padres의 GM과의 interview가 있었는데요.... 거의 5분간 진행된 이 interview에서 나온 질문이라고는 'WBC에 활약하는 선수들을 보고 느낌이 어떻냐?' '너네 Team 으로 데려가고 싶은 애들도 있느냐?' '너네 Team 선수들 중에 WBC 참가한 애들도 있는데?' 등등 MLB Spring Camp이다 못해 MLB Tryout을 보며 Interview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한국 경기가 펼쳐질 때 연결된 Cleveland Indians의 GM과의 Interview는 더 가관이었습니다. '너네 Team 추신수가 뛰고 있는데, 추신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수시로 한국 Team Front와 연락해서 추신수의 건강 상태를 Check하고 있다'라고 대답했고, 민감한 추신수의 병역 문제에 대해서 나올 때는 '민감한 사안이라 여기서 뭐라 얘기하기 힘들지만, 한국 Team이 선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한창 뛸 때의 선수가 2년간 공백을 해야만 할지도 모르지만, 그(추신수)는 우리 선수이므로 우린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에 맞게 대응할 것이다'라는 듣기에 따라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는 Ment를 날리더군요.
Interview 중에서 가장 기분이 나빴던 Interview는 MLB 총재인 Bud Selig와의 결승전 중의 Interview였습니다. 중계석에 초대되어 Joe Morgan과 한 10여분간 Interview를 했는데, Joe Morgan의 예리한 지적에, 마치 대한민국 여의도에 모여 있는 IQ 한자리수에 JQ(잔머리) 세자리수 인간들의 답변을 보는 듯 했습니다. 전날 펼쳐진 미국-일본 전에서의 미국의 패배와 그런 미국의 패배가 나오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Joe Morgan이 물고 늘어졌는데요...
Joe Morgan이 '부상 와중에도 대회 기간 동안 보여준 투지에 국가에 대한 헌신에 대해서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경기장을 찾아와서 USA를 외치면서 응원해준 Fan들에게 MLB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의 경기력이 어제 경기 9회 미국이 보여줬다. 대회 전반적으로 봐도 미국 Team의 수준이 그닥 높지 않은데'라는 질문에 '(끝내기 안타를 쳤던) David Wright나 Kevin Youklis는 이번 WBC에서의 그 짜릿한 끝내기의 추억이야말로 국가를 위해서 뛰었다는 자긍심을 가지게 해 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값진 순간 중 하나였다라고 말했다. 그런 국가에 대해서 헌신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Fan들이 주목하고 응원해 준 점에 대해서 감사한다'라는 동문서답을 날리질 않나 '대회 준비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모여 Teamwork을 다지는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미국은 Spring Camp의 일정하고 겹쳐서 대회 직전이나 되어야 선수들이 야구를 재개한다. 따라서, Spring Camp 등을 좀 더 일찍한다든지 하는 사전 준비 작업을 거치면 미국도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는 Selig의 이야기에 'WBC가 열리는 해에만 1월부터 Spring Camp를 시작해서 3개월 Spring Camp하고 10월까지 Playoff를 하는 일정을 구단주들이나 선수노조가 따라 줄 거라고 보느냐'는 예리한 지적에 'Division Series나 Interleague 경기 등이 도입될 당시 반대도 많았고 아직도 장단점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 이제 정착되어서 잘 돌아가고 있지 않느냐, 처음에는 반대가 있겠지만, 세월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렇게 주관 단체인 MLB의 총재라는 사람이 WBC에 대해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이따구 대회에 목숨 걸고 최선을 다 해준 한국과 일본 대표팀이 너무 불쌍해지더군요. 분명 WBC를 통해서 우리네 야구 수준을 야구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미국에 널리 알렸다고는 하지만.... 그건 WBC와 야구 자체에 관심있는 Fan들보다는 WBC에 참여한 선수들을 영입하고, 또 WBC에 참가한 국가들에 Market Share를 늘려보겠다는 MLB의 철저한 장사 속안에서 우리의 위상이 드높여진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나, 현지에서 WBC를 다루는 언론과 주관 단체인 MLB/MLBPA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요. WBC가 끝난 그 날 각 구단의 Spring Camp에서의 시범 경기 결과와 함께 아래 한 줄 자막으로 지나가고 있는 WBC 결승전 결과를 보고 있자니.... 굳이 우리가 이런 대회 결과에 목숨을 걸어야 하나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리 봐도 그냥 한일 정기전을 부활하는게 죽 쒀서 개 주는 짓거리는 안할 듯 싶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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