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6일 화요일

2차 드래프트 - KBO 주관 두산 선수 털어가기

지난 11월 20일 5번째가 되는 KBO 2차 드래프트가 진행되었다. 

2차 드래프트란, 격년제로 각 구단에서 비공개로 제출한 정해진 숫자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에 대해서 다른 구단들이 정해진 순서에 따라 3라운드에 걸쳐서 지명해서 영입하는 제도를 얘기한다.

도입 취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에 따르면 각 구단의 전력 강화와 1군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또 다른 기회를 주고자 한다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최초로 시행되었던 2012년(이후 격년제)과 그 다음이었던 2014년의 경우에는 KBO에 추가 가입하게 된 신생팀인 NC와 KT에게 1.5군 수준의 선수를 제공하기 위한 특별 수단으로 활용되었던 점이 크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고 한다. (두 구단은 각각 그 해에 다른 구단과 달리 선수를 뽑기만 했다. 또, 타 구단은 3라운드만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 두 구단은 최대 8라운드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어찌 되었든 5번이나 진행되었던 이 2차 드래프트를 두산 팬 입장에서 보면, 2군 육성은 포기하거나 방임한 구단들에서 두산에서 키워놓은 1.5군 내지 2군 유망주를 선수 당 1~3억 주고 강탈해 가는 걸 KBO가 수수방관하는 시스템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래 표를 보면 전체 5번 중에서 각각 2012 1회, 2012/14 2회는 선수를 빼앗기지 않아도 되었던 NC(10명)나 KT(7명)와 비슷한 숫자로 선수를 빼앗긴 팀이 존재한다는 거. (한화랑 KIA....) 
그리고 두산이 5번의 드래프트에서 모두 한 팀에서 빼앗길 수 있는 최대치를 꼬박꼬박 채워 23명이나 빼앗긴 반면에 그 다음이 되는 넥센/키움은 18명. 즉 1년치 드래프트의 최대치보다도 더 많은 차이가 나고, 한화랑 비교하면 뭐 3배나 차이 나는 것.



2차 드래프트 직전의 KBO 홈페이지의 선수등록현황을 보면, 삼성과 롯데, KIA가 시즌 후반 그리고 종료 후 바로 방출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키움이 75명으로 선수단을 꾸린 반면, 두산은 그보다 20명이 많은 95명의 선수단을 꾸리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나머지 구단들이 80명대에서 운영하는 걸 보면, 확실히 두산이 얼마나 2군 육성에 열심이고 그 결과가 모 기업의 재력을 등에 업고 FA나 2차 드래프트로 남이 키워 놓은 선수 빼가지만 성적은 그냥그냥 변화없이 어케든 면피해 나가는 구단 운영을 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고나 할까...

KBO도 마찬가지. 취지를 1군에서 기회를 못 받은 선수들이라고 하면 1군 콜업이 가능한 선수들 중에 자기 팀의 취약 포지션 선수들 데려와 바로 전력감으로 써야 할텐데 아래 표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1군 출전 경기 수가 100경기 이상이거나 입단 10년차 이상인 경우를 베테랑이라고 하고 아닌 경우를 유망주라고 했을 때, 2012년부터 당장 콜업도 힘든 유망주들만 뽑아가는... 즉, 현재 우리 팀의 터줏대감들 자리 뺏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남이 키운 떡잎들만 쏙쏙 뽑아가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그렇게 3~4회 약 7~8년 해보니 그렇게 뽑아온 떡잎, 제대로 길러내지도 못하고 대부분 야구인생 끝나게 되고 나는 결과(은퇴, 방출, 타 팀으로의 트레이드 카드 활용)가 나오고 오래 활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게 수치로도 보인다. 결국, 올해는 차라리 뽑아와서 바로 쓸 수 있는, 원래 취지대로 해 보자고 베테랑을 더 많이 뽑는 첫번째 경우가 되긴 했는데.... 그러기엔 이미 입단 1,2년차는 빼고 뭐는 빼고 뭐는 빼고 이렇게 정해 놓다보니, 신인사관학교라는 키움의 경우에는 75명의 단촐한(?) 선수단 운영이라 이리 빼고 저리 빼니 40인 보호명단에서 빠지는 선수가 거의 없어서 오히려 타 팀에서 뺏어 갈 선수가 없엊더라는.... 

그에 비해, 아래 표를 보면 두산을 제외한 다른 팀에서 뽑은 경우에는 여전히 자기 팀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22%(22/98)인데, 두산 선수를 뽑은 경우는 37%(7/19)나 되고, 이재학과 같은 경우에는 첫 2차 드래프트 때 뽑은 선수를 아직도 팀의 핵심선수로 활용 중인 상황.



아무리 봐도, 한 팀만 손해를 보고 나머지 9팀이 돌아가면서 이득 보는데.... 거기에 FA로 매년 핵심 주전급도 유출되는데.... 이 정도면 그렇게 앞으로 뒤로 다 뺏어가는데도 (5년 연속 코시 진출은 논외로 하더라도) 2000년대 가장 많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팀으로 남아 있는 걸 보면 무슨 두산은 KBO의 선수 수급처가 아닌지....

이 따구로 불균형으로 운영되면 알아서 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기자랍시고 글 끄적이는 사람들이 규정상으로나 현실적으로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공염불 같은 "선수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준다"는 소리나 기사에 끄적여 대니 한심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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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경기는 직관한 경기가 아니라서, 단관 관련 내용을 올린 제 다른 블로그 의 글을 링크로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