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8일 일요일

[후보이야기 068]Municipal Park를 가다

<들어가는 말> 사진이 좀 많아서 Loading이 오래 걸릴지도 모르지만... 부럽기도 하고 해서 그냥 다 올립니다... 천천히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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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Car Owner가 되고 맞이한 첫 주말. 어디 가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아직 고속도로 타고 멀리까지 갈 건 아니고, San Jose 안에서 어디 가 볼만한 게 없나 하고 뒤지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온 게 SF Giants의 Triple A Team 소속으로 뛰고 있는 김선우였습니다. 물론 이번 등판도 안 좋았다는 거였지만, 어쨌든 그럼 어디 한 번 야구나 보러 가 볼까 하고, 근처 SF Giants 및 Oakland A's 소속의 Minor League team들을 뒤져 보니 South San Jose(주인장은 North San Jose에 거주)에 San Jose Giants라고 하는 Single A(High Class A) team의 Home Stadium이 있고 마침 이번 주말에 경기를 한다고 되어 있더군요. Weekend에는 다른 걸 하기로 하고, 룸메 형을 꼬셔서 Friday Night을 야구를 보면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시내를 관통하는 큰 길을 조마조마 떨면서 차를 몰고 한 15분 회사에서 내려가니 금방 도착하더군요. 주차비 6불을 내고 주차시킨 후에 경기장으로 들어섰습니다.



같은 소속인 SF Giants를 따라한 Logo. 하지만, MLB와 Single A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광고판이다.

경기 시간은 7시였고, 도착한 시간이 6시인지라 경기장 이곳 저곳을 돌면서 구경했는데, 약간 허름하긴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좋더군요. 위 사진에서 보듯이 전광판 앞뒷면이 너무나 극명하게 차이나고... 뭐 앞도 그닥 이쁜 건 아니지만 이런 Country 풍이 왠지 Old-time Baseball을 연상시켜서... 구장의 바깥쪽 벽-이라고 해 봤자 내야 쪽만 건물이 있으니(이건 좀 있다 보여드릴께요)... 암튼 그 바깥쪽 벽을 따라 전시된 SJ Giants의 역사라든지, 현 MLB Team들에 대한 알림판이 있고, 또 기다리면서 놀 수 있는 2~3가지 놀이 시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Single A이긴 하지만 Pro Baseball이니, 나름 수입원도 있어야 할테니 저렇게 Clubhouse를 만들어서 관련 상품들을 팔고 있더군요. Logo가 적힌 Hood T-shirts가 40$ 정도인데, MLB Team에 비하면 싸긴 하지만... 그래도 참 많은 사람들이 입고 다니더군요.

다행히 여긴 Orange는 없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건물은 내야와 본부석에만 있고, 여기엔 층이 져 있는 좌석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외야는 정말 말 그대로 맨 바닥에 설치된 간이 구조물이죠. 왜, 미국 영화 보면 동네 야구장에 있는 그런 간이 Stand말입니다. Bleacher라고 부르는 구역인데... 9불만 내면 들어와서 먼저 들어와서 좋은 자리 잡으면 장땡인 그런 곳이죠. 그 Bleacher가 있는, 3루측 Bleacher 뒤에 그리고 3루측 Bleacher와 3루쪽 내야 지정 좌석 사이에 저렇게 식당이 있어서 야구 보면서 먹고 마시고 놀고 할 수 있답니다. 물론 내야석/본부석에는 이 식당 종업원들이 구역을 맡아서 주문을 받은 후 Delivery Service까지 해 주구요. MLB 구장은 VIP Deck에서만 가능한 일이고, 나머지는 직접 Corner에 가서 사들고 와야 하니 오히려 가족들이 와서 여가를 즐기기에는 Minor Baseball 구장도 나름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Dugout 넘어 보이는 곳이 바로 1루측 Bleacher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내야측 좌석하고는... 비교가 되죠.

어쨌든, 1시간이나 남아서 이 식당에서 Texas-style B.B.Q에 Hot Dog 몇 개 해서는 끼니를 때우고, 야구장의 대표 음료인 맥주 한 Cup씩 들고 좌석으로 들어갔습니다. Home Plate 뒤쪽의 자리였는데, Bleacher와 내야/본부석 상단의 Green Seat-비지정 좌석-이 9불이고, 내야/본부석 하단의 지정 좌석(주로 Season Ticket Holder 자리)는 14불입니다만... 뭐 편하게 볼려고 14불 짜리를 사서 갔습니다.

제 자리에서 바라본 야구장....
아래쪽 빨간 좌석이 지정석. 위쪽 녹색 좌석이 선착순 좌석...

Game 얘기나 이런 저런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야경이긴 하지만 조명탑에 불이 다 들어온 야구장 모습부터 보고 다시 썰을 풀죠.



본부석 쪽 관중석 최상단에서 내려다 본 야구장.

3루측... 저기 너머에 Bleacher가 보인다.
1루측 관중석


윗 사진은 Game은 7회가 넘었고 점수는 3점차를 지고 있으니 하나 둘 떠나서 조금 준 모습입니다만, 어쨌든 Home 경기가 총 70경기인데 총관중 수가 16만명이라고 하더군요. 대충 한 경기당 2천명씩은 온다는 얘기인데... 여기 인구가 100만이긴 하지만, Single A Team치고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구장 수용인원을 생각해봐도 야외 관중석이 아예 없는 이구장에서 2천명인데, 작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관중 동원에서 꼴지를 한 현대가 한 경기 평균 관중이 2300여명, 6~7위인 한화/기아가 4500~5000명 수준이니... 차로 1시간이면 가는 MLB Team이 2개나 있는데... (참고로 작년 관중 동원 1위인 두산이 11,900여명)

어쨌든 Game으로 돌아와서... 경기력은 내야 수비는 그닥 괜찮은 거 같은데, 외야들이 영 꽝이더군요. 머리 위로 날아오는 타구들에 대한 수비를 할 때면 불안불안. 투수들은 90 mile은 기본으로 찍는데... 역시나 공끝이 조금 안 좋고, 제구력이....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타력이더군요. 90 mile 짜리를 펑펑치던 MLB 선수들에게 익숙해지다 보니... 비록 Plate 뒤에서 생각보다 가까워 보이는 Mound와 Plate 거리를 감안해도, 무지하게 빠른 90mile 공입니다만.... 여지없이 헛방망이질 하는 타자들을 보니.. 조금 안습이더군요.

그것보다 안습이라기 보다, 당황스러웠던 거는 주심이 달랑 2명이라는 거였습니다. 아래의 연속되는 사진들을 보시면.... Game 시작하고 주심 복장을 한 사람이 달랑 2명만 나오고, 소개도 심판 둘 소개하고는 바로 기록원을 소개하길래, 아직도 영어 Listening이 안되나 했습니다. 하지만, Game 시작하고도 2명이 안 들어오길래.. 설마했더니 둘이 보더군요. 아래 두번째 사진에서 보듯이, 일단 Strike/Ball 판정을 위해 주심이 상시 있습니다. 어, 나머지 한 명은 어디갔지 하고 봤더니, 1루에 가 있더군요(아래 3번째 사진). 그러더니, 타자가 1루에 진출하면, 1루에 있던 부심이 투수 뒤로 가더군요. 2루에 주자가 있으면 유격수 쪽으로 약간 치우친 투수 뒷자리... 3루에 간 경우는 못 봐서리... 

심판이 둘?

그마저 하나도 사라졌다
사라진 녀석은 1루에서 노닥 거리는 중

어 이번엔 둘다 보이네...

이렇게 심판을 둘이서 보니 당황스럽지만 어찌 보면 Single A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주자가 없을 때 외야 깊숙한 타구가 나오면, 1루에 있던 부심은 외야로 간 타구 방향으로 죽어라 뛰어 갑니다. 타구의 포구 여부를 판단해야 하니까요. 그럼, 주심은? 죽어라 달려서 2루로 가더군요. 혹시나 이게 장타가 되면 외야로 간 부심이 내야를 확인할 수 없으니 말이죠. 



Half Swing 여부를 판단할 때는 더 웃깁니다. :) 주자가 없어서 1루에 주심이 있는데, 왼쪽 타석에 타자가 나오고, Swing 여부가 애매할 때... 4심인 경우에는 3루에 묻지만... 이건 타자 등이나 보고 있던 1루심에게 묻죠. 실제 오늘 경기에서도 그런 상황이 많이 나왔는데, 솔직히 오심이 좀...  하지만, 둘이서 2시간 반 동안 죽어라 고생하는데, 양 팀에서 한 번도 항의하러 나오진 않더군요. :)

감독입니다.... 고교 야구처럼 감독님이 공격 시에는 3루 코치 자리에 가서 사인을 내십니다.. ㅋㅋㅋ
감독님과 수석코치... (왼쪽 그리고 중앙)
선수도 겨우 15~6명 정도니, 타격 코치니 수비 코치니 세분화 된 걸 바라기 힘들죠. 그냥 공격시에 1루 3루 양쪽에 한 명씩 자리 잡으면 코치진는 아무도 Bench에 안 남아있게 됩니다. :) 

이렇게, MLB에 비하면, 열악하기 그지 없고, Play 자체의 수준도 낮고, 시설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손님이 찾아오는 건 철저하게 해당 지역/거주민하고의 교감을 이루어 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 허름한 외야 Fence의 광고판은 모두 San Jose에 있는 이런 저런 술집/음식점/개인 변호사 등등의 광고 내용이고.... 매 공격이 시작되기 전의 Intermission에는 이런 저런 Event가 계속됩니다. 지역 내 Youth Team을 초청해서 입장 시에 선수와 함께 들어간 후 함께 국기 게양까지 보고 나온다던지... 지역 내 인물에게 시구(오늘은 San Jose State University에 다니는 장애우)를 맡기고, 또 근처 합창단이 떼거지로 나와서는 국가를 부른다던지... 계속해서 아이들을 불러내서 물풍선 받기, 타이어 속으로 공 던져 넣기, 둥글게 둥글게(사람 수보다 의자 1개 적게 놓고 뱅뱅 도는 Game, 오늘 참가자는 연인 사이인 남녀와 여자의 아버지였습니다... 승자는? ㅋㅋㅋ ) 등을 하면서 자꾸만 아이들을 불러내서 그 짧은 시간을 즐기더군요. 여기 지역 연고의 유일한 Major Sports Team인 San Jose Sharks를 의식해서는 Ice Hockey를 흉내내서는 상품을 주기도 하더군요. Golf를 배우는 저는 Hole In One을 노리는 Chip Shot Contest가 가장 땡기더군요. 상품은 전부 다 근처 지역 업체들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무슨 식당 무료 저녁 식사라든지, 근처 Golf Club Rounding 1회 무료 이용권 등등... 정말 철두철미하게 지역과 연계를 시키더군요.


명물 Mascot... Gigante...

이렇게 내려 와서 노는 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SJ Giants의 Mascot인 Gigante는 2시간 반 내내 끊임없이 관중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구경거리를 줍니다. 애들하고 놀고 있기도 하고, 음악이 나오면 관중과 함께 일어나 어깨동무하고 노래를 고래고래 질러 대고.... 단골 관객(Season Ticket Holder)들 하고는 이바구 까고.... 그러다 저 같은 관광객 티 나는 인물하고는 사진도 찍어주고 말이죠.


살이 빠져도 목살과 뱃살은 안 주는구나 제길.... 그래도 저 모여라꿈동산 덕에 머리는 작아 보인다 쳇...

앉아 놀기 지루한 사람들을 위해 다들 아시는 7회 중반에 나오는 Stretch Time은 물론 Game 후반으로 갈수록 여러 응원가들을 통해 관객들을 일어나서 함께 율동하도록 유도하더군요. MLB 산하 Pro Baseball Team이라 그런지 Staff 수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그 중에는 저렇게 관객들 자리를 안내하면서 앞에서 율동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YMCA는 저도 잘 아는 율동이고, Giants 공식 응원가도 율동 맞추고... Sweet Carloine이라든지 We Will Rock You 같은 것도 간단한 율동에 맞춰서 일어나서 다들 Stretch 겸 해서... 뭐 주인장도 일어나서 율동도 하고... 근처 자리의 20년째 Season Ticket을 들고 오셨다는 노부부하고도 얘기 나누고 뭐 그러다 보니 약간 쌀쌀한 저녁 날씨도 다들 지나가더군요.




Game 외적인 요소에 너무 치중해서 놀까봐.... Game에 집중하게 하는 Event들도 있습니다. 뭐, 일단 아래 사진의 본부석 상단 장내 방송실에서 여러 가지 Event 주관과 함께 경기 내용을 Update를 해주고... 중간에 Bonds가 HR을 치니 그거 동영상도 나오더군요. 제길...

게임 시작 전에 아주 재밌는, 선수 성적과 관련된 Event를 알려주더군요. 경기 중에 좀 있다 자기가 호명할 선수가 2루타를 치면 미 서부에서 가장 맛있다고 소문난(진짜 맛있습니다) In & Out Burger 무료 Coupon을 관중석 중 한 구역에 전부 나눠 준다고... 뭐, 다른 선수가 다른 거(HR도 이었나...)도 있었는데... 암튼, 다행히도 오늘 호명된 유격수가 1회 2번타자로 나와서는 단박에 2루타를 치는 바람에.... 저 중계석에서.. Event 성공했으니... 이제 어느 Section을 줄 지 정하겠다고.. 구역 별로 호명하면 반응 보이라고.... 그래서, 주위 관객들과 룸메 형과 5불짜리 Hamburger 때문에 아주 미친듯이...  결과는 어땠냐구요? 제대로 미쳐서 5불짜리 Hamburger 공짜 Coupon 얻었습니다.



또하나, 이른바 SJ Giants 선수의 그날 기록에 따른 Bingo Game을 합니다. 앞면에는 5*5에 미리 1부터 80까지 숫자들이 Random하게 Print된 Bingo가 있구요, 뒷면에는 각 숫자에 해당하는 기록들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좌익수가 안타를 치면 15번, 2루타를 치면 28번, 도루를 하면 61번... 뭐 이런식으로 9명의 타자에 대해서 각 기록들에 대해서 번호가 주어져 있죠. Giants의 공격이 진행될 때 그 결과에 따라 열심히 이 Bingo를 챙겨 보다보면... 가장 먼저 Bingo를 맞춘 이에게는 100불 상당의 근처 백화점 상품권이.... 근데 여기서 상술이 하나 나옵니다. 이 Bingo는 Scorebook이라는 2불짜리 상품을 사야지만 주구요. 이 Scorebook에, 한국에서는 경기 중 경품 추첨할 때 사용되는 Ticket 번호를 대신하는 Scorebook Number가 있어서.... 결국 2불을 내고 사야, 경품도 타고 Bingo Game도 할 수 있다는 말씀인거죠.

솔직히 경기력 자체는 한국 프로야구보다도 떨어지는 건 확실합니다. MLB에 맞춰진 주인장의 취향에도 아닌 건 맞구요. 하지만, 이런 저런 자잘자잘한 Event. 그리고 지역민/지역업체들하고의 공고한 연대 의식 덕분에... 특히나 어린애들이 있는 가족들이라면, 퇴근 후에 외식도 할 겸해서 야구장에서 3시간 놀다 들어가는 거... 날 잡아 소풍 가는 거보다 훨씬 쉽고 간편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버지는 야구 보고, 애들은 Event하고 다른 애들이랑 노는데 정신 없고... 어머니는? 다들 같이 야구보고 있더군요. 아님, 옆 아주머니랑 수다를 떨던지...ㅋㅋㅋ

늘상 느끼는 거지만 삶의 여유라는 거. 정말 여유를 가지자면 한도 끝도 없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동네가 여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부럽고 한편으로는 씁쓸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내일은 Major Leaguer?



의외로 많은 Scouter들이 와서 Game을 챙기더군요. 상대편이 Oakland A's 소속인지라 파란색 의상을 한 A's 관계자들이 제법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2004년 Boston 우승의 한 축이었던 Keith Foulke 그리고 Bill Mueller, Doug Mirabelli(knuckle ball 전담 포수)가 모두 1994~6년 SJ Giants 선수였다는 군요. 10개 Team이 있는 이 League에서 우승도 8번 한 명문이라고.... 골수 Fan의 자랑이 대단했습니다.

저요? SF Giants를 응원하느니 SJ Giants를 응원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든.. 소일거리를 또 하나 찾아서 다행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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