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7일 월요일

[후보이야기 076]Epstein Jinx(?)

어렸을 때부터 뭔가 무서운 걸 잘 못 봤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심장 떨리는 거... 가슴 졸이는 순간을 잘 못 참는 편이었죠. '전설의 고향' 같은 걸 볼 때 음악 깔리고 분위기로 감으로 뭔가 심장 떨어질만한 순간이 다가오면 이불 속으로 몸을 숨기고 엎드려 눈만 빼곰이 내놓았다가 딱 등장하려는 순간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그 Image를 안 보려고 한다든지... 뭐, 이불 같은 게 없으면 눈을 지그시 감고 귀를 막아버렸죠.

눈 가리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아우~~ 하면 무섭습니다. 
하지만 누가 눈 가리고 아웅하면 살인 충동을 느낀다죠.

이게 이런 공포 영화 뿐만이 아니라, Sports 경기 같은 걸 볼 때도 마찬가지가 되더군요. 중요한 승부처가 되고 손에 땀을 쥐게 되는 순간이 되면 왠지 심장 박동수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고 왠지 엄청나게 불편해지더라는 거죠. 마치 '전주'가 깔리면 귀신이나 선혈이 낭자한 희생자가 등장할 거라는 걸 상상하듯이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 가슴 졸이면서 결국 보고 나면, 이상하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기억은 없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게 상처가 되서, 중요한 경기-라고 해 봤자 Olympic이나 Asian Game이었겠죠. 살인마의 3S 정책으로 그런 행사는 밤새서라도 봐야 하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었으니까요-를 할 때가 되면 가슴 졸이는 것도 싫었고, 또 결과가 나쁘면 기분도 나쁠 거 같아서, '내가 보면 지니까, 안 볼래'라면서 TV 소리가 들리지 않는 제 방에 가서 혼자 어케 되었을까 맘 졸였던 기억이 납니다. 오죽하면, 88 서울 Olympic 때 대회 며칠 째 No Gold라고 방송에서 하도 징징대서리 Wrestling의 김영남 선수가 결승전할 때, 처음 2분을 보다가 Passive 당하게 되는 걸 보고, '내가 이거 계속 보면 지니까, 그럼 이거 애국하는 거 아니잖아'라면서 눈귀 틀어먹고 방으로 갔겠습니까. (정말 세뇌교육 무섭네요. 갓 중학교 입학한 놈이 무슨 TV 안 보는 이유에 애국 타령인지)

전 눈 가리고 경기도 못 보는데 이 친구는 눈 가리고 경기를 직접 뛰는군요.

우찌 되었든 제가 눈 가리고 안 봐서인지 아닌지랑은 전혀 상관없이 김영남 선수가 금메달을 수상했습니다만, 전 이 때부터 제가 보면 뭔가 안 된다는 생각에 왠만하면 이후로는 한동안 Sports 관람은, 특히나 국가 대표 선수들 경기 보는 건 금했답니다. (그러고 보면 90, 94 WC 때는 불문율을 깨고, 잠 안 자고 봤으니, 축구 Fan들에게는 제가 원흉일지도) 
88 Olympic 당시 김영남 선수.

난 내가 눈 가리면 다들 이렇게 기뻐할 줄 알았다. 퍽!

뭐, 물론 나쁜 기억만 오래 남으니까, 솔직히 제가 봤어도 이겼던 경기도 꽤나 될 겁니다. 하지만, 저란 놈이 원래 그래서 안 좋고 나빴던 것만 기억하는 염세주의, 패배주의 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 해 도대체 제가 봐서도 이겼던 경기들은 그닥 기억이 안 나네요. 쿨럭... 아마, 제가 봐도 이겼던 경기는 아마 그닥 열광적으로 응원했던 Team이 아니었다든지, 그랬을 겁니다.

한 동안 딴 짓거리(학교/직장) 때문에 Sports 경기를 보는 건 못 접하고 살다가, 미국 오기 전부터 약간의 여유가 생겨서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Season Ticket의 1/4 정도 되는 Package 상품을 산 Team이 벌써 3개니), 요즘 이걸 보러 다니면서 다시금 저한테 걸린 저주를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4개 Major Professional Sports League 소속 Team으로는 San Jose에 유일한 NHL San Jose Sharks의 10 Game Pack이란 걸 사서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작년에 West Conference에서 5위를 해서 나름 Playoff에 진출 Round까지도 진출했던 잘 하는 Team인지라, Season 중에도 즐기고, 잘 모르던 Ice Hockey도 배우고, 잘 되면 Playoff의 광란적인 분위기도 즐겨보자고 생각해서 10 Game Pack을 샀는데 말이죠.


일단, Playoff의 광란적인 분위기는 즐길 수 있을 거 같습니다. Season이 반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Divison 1위 Conference에서는 2위를 Rank 중이니 왠만하면 Playoff에 진출하리라고 보여집니다. 근데 이렇게 성적이 잘 나오는 Team을 응원하는데 그럼 보러 갈 때마다 이겼지 않았냐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San Jose Sharks는 현재 NHL 전체를 통틀어 원정 경기에서 가장 강한 Team입니다. 12승 3패 2연장패(승리하면 승점 2, 연장 패하면 승점 1)로 승점을 원정에서 26점을 획득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승점이 40점이니 이는 Home에서는 14점밖에 못 얻었다는 사실(6승 7패 2연장패)이죠. 근데, 말입니다. 더 웃기는 건 제가 관람한 경기의 승률과 아닌 경기의 승률은 All or Nothing이라는 겁니다. 제가 구경 간 Home 경기 4경기 전패(1 연장패 포함)이지만, 제가 안 간 경기는 무려 6승 4패 1연장패라는 겁니다. 제가 본 경기에선 승점 달랑 1점 획득하고 제가 안 보거나 볼 수 없는 경기에서는 무려 39점이나 땄다는.... 집에 NHL 전문 방송이 나오지 않으니... 이거 정말 제가 가면 지기만 한다는 생각을 하면 응원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경기는 정말 재밌고 볼만한데.. 늘 지니 말이죠. (솔직히 Ice Hockey가 이렇게 재밌는지는 몰랐습니다)

다른 Sports로도 눈을 돌려 보니 정말 제가 직접 가서 본 경기의 승률은 처참하더군요.
MLB - 
SF Giants: 올 초 LA Dodgers와의 Home Opener Series에서 내가 간 경기는 패배. Dodgers를 응원하느니 Giants였음.
Braves vs. Giants: 2승2패, League 최하위 수준인 Giants에게 아무리 원정이라지만 2승 2패라니.. 뭔가 억울.
Braves vs. Mets (in ATL): 3연패 Sweep. 아... 다시 생각해도 열 받는다.

NBA
GS Warrios vs. Cleveland Cavaliers: 이 경기 지면서 개막부터 5연패인가 6연패로 기억. GS Warriors.
LA Lakers vs. GS Warriors: Kobe 응원하러 가서 Lakers 이기라고 응원했는데(속으로만) 결국 Warriors에게 덜미.

뭐... 이렇게 되니, 사 놓은 다른 Season Ticket도 걱정이 됩니다. 안 그래도 올해 지구 꼴찌 할 게 뻔한데...

아 정말 Epstein's Jinx는 징하게 계속 되는 걸까요? 그래도 한 번 직접 가서 보기 시작했더니 집 구석에 앉아 TV로 보는 건 정말 맛이 안 나는데 말이죠.

니 Team 중 한안 된 거만 생각나는 금메달을 수상했습니다만, 전 이 때부터 제가 보면 뭔가 안 된다는 생각에 왠만하면 이후로는 한동안 Sports 관람은, 특히나 국가 대표 선수들 경기 보는 건 금했답니다. (그러고 보면 90, 94 WC 때는 불문율을 깨고, 잠 안 자고 봤으니, 축구 Fan들에게는 제가 원흉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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