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1일 화요일

[2016 Wild Card 1차전]허프 공략법을 찾아낸 KIA

2015년 10개구단 체제가 되면서 도입된 4,5위 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MLB나 NPB의 그 어떤 포스트 시즌 시리즈 중에서 상위 팀에게 가장 Advantage를 주는 이 KBO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4위팀이 1승을 가져간 상태에서 2, 3차전을 치루는데 이는 15회까지만 진행되고, 여기서 무승부만 나와도 4위팀은 진출. 5위팀은 무조건 2경기를 모두 15회 이내에 이겨야 하는 가장 험난한 미션.

작년의 KBO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넥센이 5위 SK의 실책 덕에 단 1경기만에 준플레이오프로 진출하였는데, 올해는 4위 LG와 5위 KIA가 맞붙게 되었습니다. 사실 양 팀간 4경기가 남은 상태에서 오히려 순위가 높은 건 KIA였지만, 그 남은 4번의 맞대결에서 LG가 모두 이겨버리면서 결국 4위 자리는 LG에게로 갔죠. 그리고 그 4번 중 2번이 LG의 허프가 거둔 선발승. 그것도 KIA의 토종 Ace인 양현종과 두번 모두 맞대결에서 승리. 2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14 1/3이닝) 던지면서 실점은 단 2점. 2번째 맞대결에서는 무실점이었죠. 그런 허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나오는 건 양파고가 아닌 그냥 동네아저씨라도 당연한 결정이겠죠. 
그에 반해 상대전적 4연패에 그것도 표적선발로 나갔던 양현종이 2연패를 당했던 KIA는 허프의 맞상대를 결국 헥터로 바꿨습니다. 비록 상대전적은 1승2패로 약했지만, 방어율은 3.15로 시즌 방어율 3.40보다 좋은 성적이었고, 김기태 감독 말에 따르면 올해 헥터가 나올 때 운이 좋았다고 하며 행운이 헥터와 함께 오길 바랬죠.

라인업도 보면, 양파고는 양현종을 상대할때 투입했던 우타자(양석환, 이형종 그리고 문선재)들을 빼고 좌타자(김용의, 이천웅 그리고 박용택)을 투입하는 정석으로 나갔습니다만, 눕기태는 허프가 우타자 대비 좌타자 상대 성적이 무지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우타 피안타율 .202 vs. 좌타 피안타율 .333) 좌타는 노수광 하나만 투입하고 대신 6번으로 주로 나오던 필을 2번으로 전진 배치하면서 상위타선에 힘을 싣는 변칙 라인업을 들고 나왔죠. 

즉, 그냥 하던대로 나가면 허프가 알아서 해 줄 것이라고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LG에 비해 KIA는 삼세번은 안된다고 하면서 운과 변칙 라인업에 기대를 걸었는데요.

하지만 허프는 허프였습니다. 3회까지 비록 오지환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하긴 했지만, 무안타로 완벽하게 KIA 타선을 막으면서 오늘도 역시.... 라는 분위기였습니다. 그에 반해 헥터는 기록대로 1회(9이닝 중 최다실점<15> 및 최고 피안타율<.318>)가 매우 힘들게 넘어갔습니다. 이천웅, 박용택의 연속 안타로 맞은 1사 1,3루 위기에서 히메네즈를 플라이아웃으로 잡고 올해 완전 주전 자리를 꿰찬 채은성을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진을 잡으면서 한 고비 넘겼지만, 2회에도 또 1사에 정성훈에게 헥터의 실책성 플레이에 따른 내야안타를 내주면서 위기. 하지만 여기서 김선빈의 멋진 다이빙 수비로 병살을 이끌어 내면서 게임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3회를 두 팀 모두 삼자범퇴로 넘기고 난 4회초 KIA 공격. 그나마 허프에게 2안타를 쳐내며 상대전적이 좋던 필이 안타를 뽑고, 지난 마지막 맞대결에서 허프에게 연속 파울홈런을 치면서 뭔가 적응해 가는 느낌을 주던 나지완이 바깥쪽 빠지는 공을 결대로 밀어쳐서 우익선상 2루타를 만들어 내면서 맞은 1사 2,3루 찬스. 하지만 주장 이범호가 3구만에 내야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제대 후 아직 타격감이 오르지 않은 안치홍인지라 그냥 끝나겠거니 했는데...... 안치홍의 평범한 땅볼을 백스텝을 밟다가 결국 오지환이 실책으로 중견수 앞으로 공을 흘려 보내고, 그러면서 KIA가 선취 2득점. 1회에도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놓치더니 4회에도 클러치 에러를... 오지환의 플레이를 보면 수비 범위 및 반응 속도가 빨라서 멋진 장면은 꽤나 만들어 내지만 정작 한 두발 정도 움직이는 범위 내로 오면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에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책 2개가 모두 그런 타구였었다.

기세가 오른 KIA는 4회말 수비에서 다시금 김선빈이 채은성의 잘맞은 타구를 병살타로 바꿔주면서 헥터가 7회까지 안정감을 찾고 투구를 이어나갔다. LG는 9월부터 타격감이 떨어졌던 김용의를 문선재로 바꾸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허프에게 강했던 필, 그리고 좌타자 노수광이 만든 찬스를 살려서 6회 1점, 8회 1점을 추가하면서 8회초 끝난 상황에서 4:0이라 이대로 끝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굳이 실책을 실책으로 갚을 필요가 없는데, 호수비를 보였던 김선빈이 그대로 되돌려 줬다. 오지환이 그나마 속죄 2루타로 만든 8회말 무사 2루에서 평범하게 뜬 유격수 뒤쪽 뜬공. 그러나 입대 전부터 이런 뜬 타구에 실수를 자주 범했던 김선빈은 또 공을 놓쳤고, 그러면서 무사 1,2루. 이어진 유강남의 안타로 1점을 만회하면서 무사 1,3루가 되며 4:1로 LG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타자가 좌타자인 작뱅이었고, 점수 차가 있는 상태에서 발빠른 좌익수 김주찬이 거의 다 와 있었다는 점에서 굳이 김선빈이 잡았어야 하는 타구이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역대급 주루 미스가 발생했다. 헥터를 내리고 구원으로 등판한 고효준이 폭투를 던지면서, 3루주자가 홈에 들어왔는데, 여기서 적시타를 치고 Up되어버린 유강남이 1루에서 3루까지 뛰다가 슬라이딩도 못해보고 아웃. 비록 빠진 공이 LG 벤취까지 가버렸지만, 포수가 공을 잡을 때 2-3루간을 1/3도 못 간 상태에서 다시 속도를 내고 뛴 건 아무리 봐도..... 그렇게 4:2에 무사 2루가 되어야 할 찬스는 1사 주자없음이 되고.... 여기서 게임은 끝이 나버렸습니다. 

기대했던 허프가 7이닝을 던지며 나름 기대대로 잘 활약했지만, 비자책, 즉 오지환의 에러로 준 2실점이 너무 컸습니다. 사실 그 2실점만 아니었으면 그 이후의 2실점도 없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KIA가 찾아낸 허프 공략법은 오지배를 믿는 거였죠.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했다는 LG의 약점은 결국 그 리빌딩의 중심에 있는 젊은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적응이었습니다. 단 2년만의 경험으로는 포스트시즌 단골이라 하기에 오지환은 아직도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고, 신성으로 떠오른 채은성도 1회 찬스를 날리면서 무안타 경기. 안방마님인 유강남도 비록 적시타를 쳤지만, 가을야구 분위기에 취해 치명적인 주루 실수. KIA가 이겼다기 보다는 LG가 떠먹여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헥터나 칼을 갈고 나온 필, 나지완 등은 잘해 주었지만, 사사구 하나도 못 얻고, 안타 단 5개. 그런데 그걸 4점이나 뽑은 건 집중력이 높았다고 말할수도 있지만, LG의 클러치 에러가 컸다고 봐야할 겁니다. 그리고 그 안타 5개 중에 상위타선이 4개(필 2개, 김주찬, 나지완 1개)이고 하위타선은 좌타인 노수광이 1개. 시즌 내내 KIA의 고민이었던 하위타순이 좀 더 해 주지 않으면 더 높은 시리즈에서는 많이 힘들어 보입니다. 체력적인 문제로 컨디션이 떨어진 김호령, 그리고 좌타 대기조인 서동욱이나 신종길이 해줘야 하는데... 사실 아무리 군대 시절 퓨쳐스를 호령했다고 해도 안치홍, 김선빈은 아직 1군 레벨에 적응하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입니다.

어쨌든 이제 KBO 역사상 최초의 와일드카드 2차전이 치뤄지게 되었습니다. 선발은 양현종과 류제국으로 정해졌습니다. 양현종은 LG전 2승2패 방어율 2.41로 준수한 성적이며, 류제국 역시 KIA전 1승1패 방어율 2.37로 역시나 준수한 성적입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 LG에게 2연패를 당한 양현종보다는 류제국이 컨디션은 나아보입니다만, 2차전까지 몰아붙인 KIA의 기세를 어떻게 이겨낼까가 궁금하네요. 류제국에게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김주형을 과연 김기태 감독이 선발로 낼지도 궁금하네요. 수비만 보면 김선빈을 뺄 수 없고, 그럼 필이나 나지완을 빼고 1루나 지명타자 자리인데 1차전 승리의 기운을 잇기 위해 라인업 변화가 없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반대로 LG는 양현종 킬러라는 문선재를 최근 컨디션이 나쁜 김용의 대신 투입할 것이 뻔한데, 여기서도 정석으로 가는 양파고에 맞서서 눕기태가 어떤 변칙 라인업을 가져올 지 궁금하네요.

어찌 됐든 신난건 염갈량이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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