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3일 월요일

[후보이야기 029]이승엽



MT의 피곤한 몸을 추스리고 겨우 일어나 TV 채널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모 채널에서 이승엽 경기를 중계해주길래 시청을 했다. 뭐 추잡스런 플레이에 비명횡사 당하기도 했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으로 좌중간으로 시원하게 날리는 홈런... 좌타자인 그가 밀어서 홈런을 치다니.. 

확실히 작년 시즌부터 일본 무대에 확실히 적응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1루수가 약한 Braves의 팬으로서는 어차피 좌투수에게 약한 Laroche라면 이승엽을 데려와서 써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 (모르시는 분들에게 첨언하자면, 한국 메이저리거에 대해서 한 번도 Braves에 데려와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 선수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메이저리거보다 좋게 봐 주고 싶은 생각도 없고, 또 한국인이 있는 팀과 다툰다는 이유로 되도 않은 이유로 상대팀, 상대 메이저리거를 욕하는 이른바 교양이 부족한 사람들과 말도 섞고 싶지 않다.)

이승엽이 처음부터 호감은 아니었다. Favorite 팀(OB 베어즈)은 아니더래도 고향이 구도 부산이다 보니 부산 연고의 롯데에 대해서 나름대로 호감-구단은 완전 비호감, 선수들만 호감-인데, 그 롯데와 나름대로 앙숙인 삼성 라이언즈의 선수이니 그닥 좋아할 이유가 없었다고 할까... 

야구 잘하는 선수라는 느낌 뿐이었는데, 프로 오면서 투수에서 타자 전향, 백인천 감독 만나기 전까지의 교타자에서 홈런 타자로의 또 한 번의 변신, 그리고 일본 진출 후의 2군 강등 수모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 해에 팀 중심 타자로 변모하는 등 에디슨의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직접 보여주는 선수라서 이젠 호감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일본 야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요미우리에서 그 중심에서 당당히 뛴다는 사실이 얼마나 노력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정말 대단한 선수 아니 대단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이승엽을 보면 생각나는 게 94년 청소년야구 국가대표팀이다. 당시 투수였지만 사정상 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최우수 타자상을 탔었지만, 당시 그 팀에 에이스는 경남상의 김건덕이 있었고, 그 외에도 부천고의 최동진, 세광고의 박정진이 뒤를 받쳤고 타선에서는 원래 핵심이던 대전고의 김병준, 그리고 이영민 타격상에 빛나는 김건덕이 있었죠. 그러나, 이젠 이 멤버 중에는 이승엽 밖에 안 남았죠. 혹사 때문에 어깨 망가지고 결국 이젠 100만원짜리 노동자가 되어버린 부산야구의 기대주였던 김건덕 얘기가 오늘 다시 떠오르는 건 다 이승엽과 동기라는 이유때문이니, 이승엽이 잘해서 좋긴 하지만, 나름대로 가슴 아픈 이야기가 떠올라서 마냥 좋아하긴 좀 그렇네요.

@그러고 보면, 부산 야구, 참 많은 스타, 특히나 투수들 중심으로 나왔는데... 참 롯데 하는 거 보면 안타깝다.

내가 고교 야구 제대로 보기 시작한 이후의 부산 야구 스타들-왠만하면 알 이름들...
문동환, 박석진(91), 염종석, 곽재성(이상 92), 손민한, 진갑룡, 장문석(이상 93), 주형광(94), 이동은(95), 이용훈(96), 박한이(97), 이혜천(98), 백차승, 송승준, 김사율(99), 강민영(00), 추신수(01), 전병두(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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